[암과의 동행] 김치·카레, 암세포 증식 막는다

입력 2014-06-17 02:35
유방암 예방 효과가 있는 카레 분말과 울금(위)과 대장암 예방에 좋은 김치. 국민일보DB

음식을 잘 먹으면 몸 속 항암물질이 늘어나면서 암을 막아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특히 발효식품인 김치나 건강식품으로 각광받는 카레가 동서양의 대표적인 항암음식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김치는 소금에 절인 채소에 젓갈과 양념을 혼합해 저온에서 발효시킨 음식으로, 한국의 대표 음식일 뿐만 아니라 세계가 인정한 건강식품이다. 김치에는 비타민과 섬유질뿐 아니라 소화를 향상시키는 유산균이 풍부해 암세포 증식을 막아준다.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김치에는 요구르트보다 4배 많은 유산균이 함유돼 있으며, 이 유산균은 대장 내부를 청소해주는 정장 작용은 물론 다른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발효 중 비타민 B군의 함량을 증가시켜 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 1g당 1억 마리 이상의 유산균, 항암효과=김치의 주 재료인 배추 무 파 갓 등 채소에는 유산균이 풍부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을 준다. 특히 이 유산균은 내장 지방 축적을 예방하고 대장 건강을 지켜준다. 또 바이러스 질환에 걸릴 위험성을 낮춰주며 항암효과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김치는 유기산, 유산균, 식이섬유소 등을 함유하므로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 좋다. 나아가 암을 일으키는 미생물 효소의 활성을 감소시킨다.

김치는 ‘발효’ 과정을 통해 건강식품으로 확실히 변하게 된다. 소금에 절여 발효시키는 동안 염분에 강한 내염성 세균인 ‘젖산균’이 살아남는데, 이 젖산균은 다른 유해 병원균의 번식을 억제함으로써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젖산균 내 ‘펩티드글리칸’과 같은 성분이 돌연변이나 종양 생성을 억제해 대장암, 고형암 치료에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번 보고된바 있다.

문성준 대상FNF 종가집 팀장은 “김치의 유산균 수치는 일반 발효유 제품보다 10배 이상 많으며, 김치가 잘 익었을 때는 그 수가 1만 배 이상 많다”며 “최근에는 김치의 유익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다양한 기능성 김치 개발을 위한 연구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레 커큐민 유방암 예방=카레는 한국인이 즐기는 대표 음식 중 하나이다. 맛도 좋지만 건강에도 유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효능과 요리법에 대한 관심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대한암예방학회는 2007년 ‘암을 이기는 한국인의 음식 54가지’ 중의 하나로 강황 속에 많이 들어 있는 커큐민을 선정한바 있다.

최근 오뚜기 후원으로 열린 ‘제4회 카레 및 향신료 국제심포지엄’에서 카레의 주성분인 커큐민과 함께 커큐민을 체내에서 흡수가 잘되도록 나노입자 형태로 변형한 ‘나노커큐민’을 유방암 고위험군 실험쥐의 유관에 주입한 결과, 탁월한 유방암 예방효과를 보였다는 내용이 발표돼 눈길을 끌었다.

외국에서도 카레의 항암효과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과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www.eurekalert.org)는 카레의 주원료인 강황에 들어 있는 커큐민과 여러 가지 향신료에 든 성분이 항암·항산화 효과를 보이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소개했다. 미국 앰디 앤더슨 암센터 Bharat Aggarwal 교수는 “인도인들이 즐겨 먹는 카레의 원료인 강황 정향 펜넬 쿠민 훼누그릭 등의 향신료가 암을 유발시킬 수 있는 단백질인 NF-κB의 활성을 억제해준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래스터대학 카렌 브라운 박사 연구팀은 “대장암 수술 후 실제 종양조직을 가지고 실험한 연구 결과 강황이 암의 재발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조규봉 쿠키뉴스 기자 ckb@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