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영화·TV 드라마 속 암… 희망을 말하다

입력 2014-06-17 02:15
지난해 삼성서울병원이 기획한 유방암 환우들을 다룬 영화 ‘스마일 어게인’.

특정 병에 대한 정보가 각종 미디어에 노출되면서 당사자들의 심리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그 병을 부정적인 시각에서 다루는 미디어는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큰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한다. 일반인은 단순히 하나의 사건으로 보는 반면 당사자인 환자들은 자신을 영화나 드라마 속 환자에 이입시키기 때문에 심리적인 상처를 받기 십상이다. 암 역시 영화나 TV 드라마 등의 소재로 종종 다뤄지곤 하는데, 이전에는 불치병으로 단순히 주인공에게 시련을 주는 등 어두운 소재로 많이 활용했지만 최근에는 암을 이겨내거나 인생을 되돌아보는 긍정적인 소재로 바뀌어 가고 있다.

영화 ‘50/50’은 희귀암(말초신경초종양)에 걸린 27세 아담과 그 친구의 이야기이다. 암에 걸린 사실을 알고 느끼는 고통은 잔인하지만 자신이 받아들이기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특히 반반의 확률은 인생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원동력이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주위 사람들의 조언도 눈길을 끄는데 가장 친한 친구인 카일은 암을 대수롭지 않게 보는 듯하면서 ‘생존 확률 50대 50. 카지노에서는 최고의 승률이야’라고 말하고, 초보 심리치료사 캐서린은 ‘바꿀 수 있는 건 딱 하나 당신이 어떻게 하느냐죠’라며 긍정을 말한다.

지난해 삼성서울병원은 암환자들을 위한 영화를 기획해 눈길을 끌었는데 유방암 환자들의 일상을 다룬 영화 ‘스마일 어게인’이 그것. 환자들의 실제 수기를 바탕으로 각색해 환자들의 아픔을 보듬는 한편, 환자의 가족과 친구, 나아가 사회의 공감과 정서적인 지지를 이끌어 냈다. 특히 유방암 환자들이 겪는 사회 심리적 소외감, 그리고 이 때문에 겪을 수 있는 갈등과 고통을 담담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영화의 주인공 숙향과 진주 두 여성이 유방암을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암, 특히 유방암 환자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영화 말미에는 실제 환자들이 등장해 본인들의 사연을 인터뷰한 영상도 담아 여운을 준다.

암을 소재로 한 영화나 TV 드라마는 누가 보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느낌이 다르다. 환자에게 치료 의지를 높이고, 긍정적인 마음을 갖도록 할 수 있다면 치료보조요법으로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