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의원·서청원 의원 全大 신경전 점입가경 벌써부터 후유증 걱정

입력 2014-06-17 03:20
새누리당의 7·14전당대회를 앞두고 김무성 의원과 서청원 의원 간 신경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세 대결을 본격화한 양측의 감정싸움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전대 이후 당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원조 친박(친박근혜)을 자처하는 김 의원은 16일 YTN 방송에 출연해 "더 이상 집권여당의 당 대표를 선출하는 데 있지도 않은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 의중)을 갖다 파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 좌장격인 서 의원을 겨냥한 듯한 작심 발언이었다. 그는 "몇몇이서 권력을 독점하려고 친박, 비박 이렇게 나누려 하는 것 자체가 옳지 못한 일"이라면서 "자꾸 몇몇이 권력을 향유하려는 모습이 보여 그런 걸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제가) 당 대표를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서 의원이 최근 "오랜 정치 경륜이 있는 원로가 중심을 잡아야 된다"고 김 의원을 에둘러 깎아내린 데 대해서는 "제가 올해 만 63세이고 정치를 시작한 지 30년 됐다. 선배님(서 의원)께서 걱정하시는 부분도 충분히 제가 할 수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반면 서 의원은 종편 TV에 출연해 '의리'와 '사심 없음'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는 우선 "김 의원이 (2007년) 박근혜 대표의 대선 경선을 돕다가 나중에 이명박 대통령 때 원내대표를 하고, 지난 대선에선 다시 박 대표를 도왔다"면서 "이 때문에 친박이라고 할 수 있고 비박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정치경력이 오락가락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던진 말로 해석된다. 이어 "혹시라도 대권을 가지려는 사람이 나오면 자기 정치를 하려다가 당·청 간 마찰이 생기고, 자기 인기관리 하다 보면 정권은 어디로 갈지 모른다"면서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김 의원을 겨냥했다. 서 의원은 인터뷰 내내 "나는 밑거름이 되겠다" "미래를 짊어진 후배를 키우겠다"는 식으로 자세를 낮췄다.

두 사람은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거취에 대해서도 미묘한 입장 차를 보였다. 서 의원은 "당사자가 국민에게 해명하는 청문회를 거쳐 판단하는 게 맞다"고 했고, 김 의원은 "부적격하다는 국민 여론이 더 많다면 민심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 의원은 문 후보자가 기자들에게 "(사퇴는) 야당에 가서 물어보라"고 말한 것을 두고 "농담으로 봐야 한다"며 두둔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17일 경기도 일산을 시작으로 2주 동안 대구, 광주 등 전국을 돌며 당원과 주민들을 만나는 '돗자리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 의원은 이번 주 안에 전대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