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폐암 환자수가 매년 증가해 연간 2만명이 넘었다. 폐암은 전체 암 중 4번째로 발생률이 높지만, 발병 초기에 증상이 없어 진단을 받을 당시 환자들이 수술치료가 어려운 3∼4기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5년 이상 장기 생존하는 환자는 전체 폐암 환자의 약 20%로 다른 암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와 형태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폐암으로 구분한다. 국내 폐암 환자의 약 80%는 비소세포폐암이다.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수술 치료가 가능한 환자는 약 25%에 불과하며 대다수의 환자들은 ‘항암화학요법’을 통해 생명을 연장하는 치료를 하고 있다. 폐암은 백혈병, 유방암, 위암과는 다르게 1970년대부터 2000년도까지 치료법의 발전이 거의 없었다. 박근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1960∼1970년대에는 4∼5개월만 살 수 있었고 항암치료가 시작된 이후 1990년대까지 평균 생존기간은 6∼8개월에 그쳤다.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중도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폐암 진단을 받으면 사형선고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많았다.
폐암은 치명적인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2000년대 초반 1세대 표적치료제 등장 이후 여러 차세대 표적치료제들이 나오면서 치료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표적치료제(표적항암제)는 암세포가 증식하도록 명령을 전달하는 수용체에 붙어서 신호 전달을 막아 암세포를 죽이는 역할을 한다. 유전자 돌연변이와 분자생물학적 표지자로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및 VEGF, ERCC1 등이 있다. 특히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대표적인 표적으로 이에 대해 양성 반응을 보이는 환자들은 표적항암제를 통해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초기 치료제들은 특정 변이에 대해 양성 반응을 보이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억제가 가능하고 내성이 생기기 쉽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표적항암제도 진화를 통해 개선된 임상결과를 보여줘 암도 관리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1세대 표적치료제의 한계는 치료 초기에 좋은 반응을 보이던 환자들에게 내성이 생기는 문제였다.
최근에는 이런 한계점을 보완하고자 2세대 표적치료제인 아파티닙(제품명 지오트립) 등의 새로운 표적치료제들이 등장했다. 아파티닙은 전임상 연구에서 기존 1차 표적치료제보다 더욱 강력하고 나아가 일부 내성 출현의 경우에도 효과를 보여서 많은 임상연구가 이뤄졌다.
또한 1세대 표적항암제들은 계속 붙어 있는 것이 아니라 수용체에 붙었다 떨어졌다 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수용체에 붙어 신호 전달을 억제하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반면 2세대치료제는 수용체에 결합되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비가역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강력하게 암세포 성장을 억제한다.
장윤형 쿠키뉴스 기자
[항암제 이야기] 치명적 ‘폐암’도 표적치료제 개발 후 치료 희망
입력 2014-06-17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