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산율이 전 세계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저출산을 막기 위해 매년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지만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팩트북(국가정보보고서)이 추정한 올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5명으로 전체 분석 대상 224개국 중에서도 219위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꼴찌는 싱가포르(0.80명)다.
출산율이 높은 나라는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였다. 가장 많은 아이를 낳는 국가는 니제르로 6.89명에 달했다. 이어 말리(6.16명) 부룬디(6.14명) 소말리아(6.08명) 우간다(5.97명) 순이었다. 아프가니스탄(5.43명) 동티모르(5.11명) 이라크(3.41명) 등 최근 전쟁을 겪은 국가들도 출산율이 높았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나라는 이스라엘(2.62명)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성의 출산 가능한 나이인 15세부터 49세까지를 기준으로 한 여성이 평생 낳는 아기 수를 말한다.
인구 1000명당 태어나는 아기 수(조출생률)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의 조출생률은 8.26명으로 224개국 중 220위였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보다 조출생률이 낮은 국가는 일본(8.07명)뿐이었다. 지중해 연안의 소국인 모나코가 6.72명으로 가장 낮았다. 조출생률 역시 니제르가 46.12명으로 가장 많았고 말리(45.53명) 우간다(44.17명) 잠비아(42.46명) 순이었다.
한국의 합계출산율과 조출생률이 전 세계에서 꼴찌 수준인 것은 그만큼 아이 낳기를 꺼린다는 의미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결혼 시기가 늦어지는 데다 결혼을 하더라도 육아비용이 부담돼 출산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저출산 현상이 이어지면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크게 줄어 기업들은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국가 경제도 성장 동력을 찾기 힘들게 된다.
세종=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저출산 대책 세워도… 한국 출산율 1.25명, 전 세계서 최하위권
입력 2014-06-17 0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