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산토스 대통령 “월드컵 덕분에 대통령 재선”

입력 2014-06-17 02:05
콜롬비아에서 15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에서 현 대통령인 후안 마누엘 산토스(62) 국가연합사회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특히 선거를 하루 앞두고 열린 브라질월드컵 경기에서 콜롬비아가 그리스를 3대 0으로 완파한 것도 산토스 대통령의 재선 승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콜롬비아가 첫 경기를 크게 이기자 전국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투표율은 47%대를 기록해 지난달 1차 투표 때 40%대보다 높았다. 1차 투표에서 산토스 대통령은 25.7%의 득표율로 29.3%를 얻은 민주중도당의 오스카르 이반 술루아가 후보에게 뒤졌다. 그러나 중도 좌파 민주대안당의 클라라 로페스 후보의 지원에 힘입어 판세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산토스 대통령의 재선으로 중남미에서 가장 오래된 내전을 종식하기 위한 평화협상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방장관을 지내다 2010년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의 평화협상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2012년 11월부터 쿠바 아바나에서 FARC와 평화협상을 벌여 토지개혁과 FARC의 정치 참여, 마약 밀매 퇴치 등에 합의하고 희생자 보상과 무장 해제 등의 안건을 남겨두고 있다.

반군에 대한 강경정책을 주장하며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던 술루아가 후보는 부동층의 민심을 잡는 데 실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상당수 유권자가 반군과의 협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점은 산토스 대통령에게 부담으로 남게 됐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