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내전 사태로 세계 석유시장이 동요하고 있다.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나라 경제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2주일 뒤에는 국내 소비자들도 소폭 오른 원유 가격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은 16일 현재 배럴당 107.35달러로 거래돼 10일(104.35달러)에 비해 3달러 올랐다. 런던 ICE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7월 인도분도 이날 배럴당 113.13달러로 같은 기간 3.61달러 상승했다. WTI와 브렌트유 가격 모두 지난해 9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라크는 그동안 세계 원유 증산을 주도하면서 국제유가 안정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1∼5월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332만 배럴로 집계됐다. 이 기간 세계 원유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하루 66만 배럴 증가한 가운데 이 중 24만 배럴(36.1%)이 이라크 몫이었다. 최근 몇 년간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대부분이 유가 유지를 위해 생산량을 줄인 것과 대조적으로 이라크는 공격적인 원유 수출을 해왔다.
내전 장기화로 유가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세계경제와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한국의 경우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
정부는 현재 원유 가격 상승이 물량 부족보다는 심리적 원인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원유 가격 인상폭이 저가 대비 배럴당 5달러까지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 국제원유 가격을 2주일 뒤 반영하는 국내 석유 소매시장 구조상 그 기간 뒤에는 2% 정도 휘발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원유 수급의 9%를 차지하는 이라크의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채희봉 에너지산업정책관은 “현재까지는 국내 원유 수급과 관련해 특별한 문제점은 발생하지 않아 ‘관심 단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장기화될 경우 국내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이라크 내전 불똥… 국제 유가 꿈틀
입력 2014-06-17 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