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쉐라톤 디큐브시티 호텔에서 16일 개최된 한·중기독교교류 세미나에서 중국교회 지도자들은 중국 실정법에 어긋나는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한·중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양국 교회가 상호존중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보평 중국기독교협회 부회장은 개회강연에서 “민족독립운동의 중추적 역할을 했던 한국교회와 달리 중국교회는 서방선교회 소속으로 외세의 침략을 돕는 역할을 했다”면서 “이 때문에 20세기 초 중국에서 ‘중국이 독립하려면 서구열강을 쫓아내야 한다’는 운동과 함께 반기독교 운동도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중·한 수교 이후 양국의 정치·경제 관계가 좋아졌지만 교회관계는 그에 미치지 못한 채 오히려 정부관계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적잖은 한국교회가 중국에 선교사를 파송해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감 부회장은 한국교회의 중국 내 전도활동에 대해 ‘복음전도’라는 용어를 쓰지 않고 ‘선교’라는 말을 쓴 이유를 설명하며 ‘중국선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선교’와 ‘복음전도’는 분명 차이가 있으며, 한국교회는 대부분 중국 법에 어긋나는 방법으로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중국 법을 어겨서 제동을 걸면 종교박해라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민족의식의 중추적 역할을 했는데 중국에서까지 민족의식을 만들어 간다면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이는 좀 변질된 교회의식으로 예수님이 하신 방법이 아니라 사람의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회가 한국의 독립과 민주화에 기여했다고 해도 이를 중국에서 똑같이 재현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주체(主體)와 객체(客體)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한국교회에 상호존중의 자세를 요청했다. 감 부회장은 “참된 이해는 서로를 존중할 때 가능하다”면서 “한국교회는 한국에 있을 때 주체이지만 중국에 가면 객체가 된다. 이것은 중국교회도 마찬가지인데 객체는 언제나 주체 옆에 서야 한다. 객체가 주체를 변화시키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의 목적은 서로 주체적인 경험을 나누며 올바로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며 “교회는 본래 예언자 역할을 해야지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 중·한 교회는 두 나라의 발전을 위해 서로 마음을 열고 각자의 경험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몽비 중국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부비서장도 “한국의 적잖은 교회와 성도들이 중국교회의 실제 상황을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한국교회가 중국에서 선교하며 중국 법을 무시하고 중국교회의 삼자원칙을 존중하지 않아 중국교회의 조화와 발전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는 하나님이 기뻐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한국교회, 중국법 무시하는 선교활동 자제해야”
입력 2014-06-17 0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