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① 관리 안된 잔디 ② 경고 남발 주심 ③ 氣 살릴 응원전

입력 2014-06-17 03:13
지난달 28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튀니지의 평가전에서 붉은악마가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일보DB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 진출 여부는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러시아와의 첫 조별리그 결과에 따라 사실상 결정될 전망이다.

한국 러시아 벨기에 알제리가 속한 H조에서는 벨기에가 최강으로 꼽히고 나머지 세 팀이 2위를 노리는 형국이다. 한국과 러시아 모두 16강 진출의 디딤돌이 될 첫 경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도 중요하지만 경기를 둘러싼 변수가 경기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다. 축구는 다른 구기종목보다 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날씨와 잔디 상황=첫 번째 변수는 경기가 열리는 쿠이아바의 아레나 판타날 경기장의 날씨와 상태다. 쿠이아바의 날씨는 겨울이지만 낮기온이 평균 30도를 훌쩍 넘어갈 정도로 무더운 편이다. 경기 시간의 예상 기온은 27도, 습도는 87%로 전망되고 있다. 체감 온도는 33도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을 위해 5억2000만 헤알(2300억원)을 들여 신축한 아레나 판타날의 잔디도 주의해야 한다. 쓰레기 재활용으로 생산한 자재로 건립된 아레나 판타날은 잔디 곳곳이 말라 있고 파인 채 방치된 곳이 많다. 경기장 환경에 대한 적응이 중요해 보인다.

◇까다로운 아르헨티나 주심=또다른 변수는 심판이다. 월드컵 개막 이후 오심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심판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국과 러시아의 경기에는 아르헨티나 심판진이 배정됐다. 네스토르 피타나(39)가 주심을 맡고 에르난 마이다나(42), 후안 파블로 벨라티(35)가 부심으로 호흡을 맞춘다.

피타나 주심은 2010년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심판으로 활동했다. 본업이 체육교사인 그는 주로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1부 리그 경기를 맡았고, 지난해 남미 최고의 축구 축제로 불리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컵에서 주심을 봤다. 브라질월드컵 남미 예선에서도 휘슬을 불었지만 본선에서 심판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그는 깐깐한 성향의 주심으로 아르헨티나 리그에서 26경기에서 138장, 브라질월드컵 남미 예선 4경기에서 24장의 옐로카드를 꺼냈다. 특히 수비 진영에서 상대 공격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행위와 부상을 유발할 수 있는 깊은 태클에는 어김없이 경고를 줬다. 그는 경기당 평균 5.03개의 옐로카드를 꺼내 주심들 중 유일하게 평균 5개를 넘었다. 또한 경기 평균 0.24개의 레드카드, 0.18개의 페널티킥을 선언하고 있다.

◇소수 정예 응원단=경기장을 채울 양국 관중의 응원 역시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아무래도 응원하는 목소리가 클수록 선수들은 힘을 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국 축구 대표팀의 12번째 선수로 꼽히는 응원단 ‘붉은악마’도 브라질에서 응원을 펼칠 예정이다. 붉은악마에서도 가장 열성적으로 활약해온 120여명으로 정예 응원단을 꾸렸다. 지난 2월 현지답사를 마쳤다. 브라질 교민 1000여명도 아레나 판타날을 찾아 관중석을 붉게 물들일 예정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