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도 ‘피케티 열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1세기 자본론’이라는 책에서 미국 등 주요국의 순자산과 국민소득을 장기간 비교한 결과를 토대로 자산 수익률이 성장률을 앞서는 만큼 소득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글로벌 부유세 등의 해법을 제시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4월 취임 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소득 불평등 문제를 연구해보라고 지시했다.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유효수요를 늘려 내수기반을 확대하고 성장잠재력도 확충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은은 국민대차대조표에 기초한 가계 및 비영리단체(민간부문)의 순자산과 자본소득으로 자산 수익률을 구하고 국민총소득(GNI)이나 국민순소득(NNI)의 증가율과 비교할 계획이다.
조태형 한은 국민B/S팀장은 16일 “국민대차대조표를 기초로 장기간 한국 경제의 자산 수익률과 소득 증가율을 비교,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팀장은 “피케티의 책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경제 문제를 다루는 데다 학계 등의 관심이 높아 최소한의 정보만이라도 제공할 생각”이라며 “1970년까지 소급해 자산 수익률을 구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은이 자산 수익률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지난 5월 국민대차대조표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대차대조표도 장기 시계열에 맞춰 토지와 금융자산을 구하기가 쉽지 않아 순자산을 산출하려면 여러 추정이 필요하다. 조 팀장은 “근로소득과 자본소득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자영업자나 농민에 대한 소득 비율 처리 문제 등 여러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비즈카페] 피케티 바람 세긴 세네… 한은도 가세
입력 2014-06-17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