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잠수함에 직접 승선한 사진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비서가 동해함대사령부 소속 제167군부대를 방문해 잠수함에 올라 훈련을 지휘했다고 보도했다. 또 노동신문은 잠수함에 승선한 김 제1비서의 사진 8장을 두개 면에 걸쳐 게재했다. 잠수함을 탄 모습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며, 특히 이 과정에서 잠수함 내부가 노출됐다. 김 제1비서가 한쪽 눈을 감고 잠망경을 보거나, 내부를 둘러보는 모습 등이다.
망루에 오른 김 제1비서는 "모든 해병을 만능 해병으로 준비시켜 적 함선의 등허리를 무자비하게 분질러 놓으라"며 잠수함의 수중 작전 능력을 강화하고 기지를 현대화·요새화하라고 지시했다. 공개된 잠수함은 군데군데 페인트가 벗겨지고 녹이 슬기도 했지만, 북한이 보유한 70여척 중 가장 큰 로미오급(1800t급)으로 추정됐다. 북한은 로미오급 20여척과 325t 상어급 40여척 등 70척이 넘는 잠수함과 잠수정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국방부에서는 북한이 잠수함 내부까지 공개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군 당국은 이 잠수함에 직경 22인치급 구형 어뢰 14발이 탑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잠수함 전력을 과시할 목적으로 공개한 것 같다"며 "다만 한국 해군이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 성능이 훨씬 월등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잠수함(10여척)은 소음이 거의 없고 한번 잠수하면 북한 잠수함보다 더 오래 잠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은이 군사 대비태세가 돼 있다는 걸 대외에 과시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北, 김정은 잠수함 탑승 사진 공개
입력 2014-06-17 0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