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사퇴는 야당에 가서 물어보라”

입력 2014-06-17 02:13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자진)사퇴는 야당에 가서 물어보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 과거사 인식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있는 야당은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후 낙마’ 쪽으로 내부 방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는 16일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집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야당의 사퇴 요구가 거센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건 야당에 가서 물어보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전날 자신의 교회 강연과 각종 칼럼 등에 대해 사과 입장을 표명했던 데 비해 훨씬 냉소적인 뉘앙스를 담았다. 지명 첫날부터 자진사퇴 압박을 가해온 새정치민주연합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공식적으로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 또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당론으로 내세우는 새정치연합은 문 후보자의 인사청문 요청서가 접수될 경우 청문 절차를 밟겠다는 스탠스로 선회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고위 관계자는 언론과의 접촉에서 “청와대가 계속 밀어붙인다면 청문 절차를 밟는 게 좋다는 생각”이라며 “이 문제는 진영이나 이념 싸움이 아니라 청와대와 국민의 싸움”이라고 말했다.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한 뒤 청문회를 통해 문 후보자를 낙마시키겠다는 뜻이다.

같은 당 송호창 전략위원장도 교통방송에 출연, “스스로 사퇴하거나 정부에서 청문요청서를 국회에 안 보내는 게 상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청서가) 온다면 국회에서 아주 면밀하게 ‘이 사람 자격 없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문 후보자는 해군장교 복무 시절 서울대 석사학위를 취득한 것과 관련, 총리실 공보실을 통해 “당시 무보직 상태가 돼 해군참모총장의 승인을 받아 대학원을 다녔다”고 해명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