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병술의 진수였다. 스위스 축구대표팀은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에콰도르를 상대로 귀중한 승점 3점을 따냈다. 30년 넘게 지도자 생활을 한 ‘백전노장’ 오트마르 히츠펠트(65) 감독의 선수 교체 카드가 마법처럼 먹혀든 경기였다.
스위스는 16일(한국시간) 상대적으로 약체인 에콰도르에 전반 내내 고전했다. 전반전 중반까지 스위스가 몇 번의 기회를 놓치는 사이 기선을 제압한 쪽은 에콰도르였다. 전반 22분 에콰도르의 공격수 에네르 발렌시아가 헤딩골로 선취점을 올렸다. 스위스도 여러 차례 세트피스 기회를 얻었지만 공은 번번이 골문 밖으로 벗어났다.
히츠펠트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미드필더 발렌틴 스토커를 공격수 아드미르 메흐메디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 카드는 3분 만에 적중했다. 메흐메디는 리카르도 로드리게스가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머리로 받아 넣으며 히츠펠트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반격의 신호탄이 된 이 골은 스위스의 본선 266분 무득점 행진을 깬 득점이기도 했다. 이후로도 메흐메디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경기 주도권을 스위스 쪽으로 돌려놓았다.
후반 30분 히츠펠트 감독은 두 번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던 요십 드리미치가 빠지고 하리스 세페로비치가 투입됐다. 후반 추가 시간도 2분이 지나 심판이 경기종료 휘슬을 준비하던 순간 로드리게스의 크로스를 받은 세페로비치가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에콰도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결승골이 됐다. 2대 1 짜릿한 대역전극을 연출한 히츠펠트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며 포효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조국에 첫승 선물한 사나이들] 선수교체 빛난 스위스 히츠펠트 감독… 용병술로 승리 낚아
입력 2014-06-17 02:35 수정 2014-06-17 1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