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림 벤제마(27)가 월드컵 본선 데뷔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축구 조국’ 프랑스의 3대 0 승리를 이끌었다.
벤제마는 16일(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베이라히우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 온두라스전에서 전·후반 한 골씩 터뜨렸다. 온두라스 골키퍼 자책골로 인정된 두 번째 골도 벤제마의 슈팅을 맞고 들어간 것이어서 사실상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활약을 인정받아 ‘맨 오브 더 매치(MOM)’에도 선정됐다.
벤제마는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 명단에서 탈락해 이날 경기가 생애 첫 월드컵 본선 무대였다. 지네딘 지단과 마찬가지로 알제리 이민 가정 출신으로, 평소 알제리를 조국으로 생각할 정도로 알제리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2006년 프랑스 대표팀 소속으로 A매치에 데뷔했지만 경기 때마다 프랑스 국가인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지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는 오디오가 고장 나는 바람에 양국 국가가 울리지 않았다.
벤제마가 월드컵 데뷔전에서 맹활약을 펼침으로써 부상으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 프랑크 리베리(31)의 빈자리를 훌륭하게 메웠다. 2006 독일월드컵에서 프랑스의 준우승을 함께했던 리베리는 “이번이 내 마지막 월드컵”이라며 의지를 불태웠지만 시즌 후 허리 부상이 심해지며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벤제마가 키플레이어로 떠오르면서 프랑스 대표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는 독일월드컵 준우승 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프랑스가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서 승리한 것은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조국에 첫승 선물한 사나이들] 리베리 빈자리 메운 프랑스 벤제마… 본선 데뷔전 멀티골 온두라스전
입력 2014-06-17 0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