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브라질 사람들은 걸음마를 배울 때부터 축구공을 가지고 놉니다. 축구에 자질을 보이는 어린이는 프로클럽의 유소년 학교나 전문 축구학교로 진학하죠. 이곳에선 축구와 학업을 병행해 선수를 육성합니다. 12∼13세, 14∼15세, 16∼17세, 18∼19세 등으로 구분해 팀을 운영합니다. 이런 체계적인 클럽 시스템 덕분에 브라질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죠. 한국의 어린 학생들은 축구 스타를 꿈꾸며 브라질로 몰려갑니다. 그러나 일부 유학생들의 경우 열악한 환경 속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브라질에서 만난 한국인 축구 코치 정인환(가명·25)씨는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온 다수의 한국 학생들이 학업과 담을 쌓은 채 공만 차고 있다”며 “어떤 학원의 경우 프로그램이 형편없고, 브라질 코치는 동네축구에서 공 좀 찬다고 소문난 사람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런 현실이 외부에 알려질까 두려워 인적이 드문 산속에 축구교실을 세워 운영하는 곳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씨는 일부 학부모들의 무관심을 질타했습니다. 최근 그는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보낸 아들이 잘 있는지 알아봐 달라는 한 아버지의 부탁을 받았답니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아버지는 자기 아들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더군요. 영세한 축구학원이 이리저리 옮겨 다닌 탓에 한국에 있는 부모에게 제대로 연락을 취하지 않은 것이죠. 정씨는 “상당수 부모가 일 년에 한 번 정도 아들을 보러 온다”며 “인천국제공항에서 애만 떠나보내고는 한 번도 애를 보러 오지 않는 부모들도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한국인 축구 유학생들은 대부분 브라질이나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습니다. 정씨는 “브라질 유학을 온 한국인 학생이 성공한 경우는 아직 한 번도 못 봤다”며 “수준 이하의 훈련을 받는데 어떻게 좋은 선수가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학생들은 축구를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가려 합니다. 그러나 그것도 쉽지 않죠. 정씨는 “대다수 축구교실이 1년치 수업료를 한꺼번에 받는다”며 “중도에 그만둬도 돈을 돌려주지 않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남은 기간을 채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가 돌아가고 싶어 하는데 남은 기간을 다 채우라는 부모가 더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학원에 따라 다르겠지만 수업료는 매달 2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브라질의 한국인 축구교실은 온라인을 통해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훈련 상황과 학업 등을 세세하게 알려 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양질의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쿠이아바=김태현 기자
[친절한 쿡기자] 볼 좀 차는 동네코치에게 배워도 브라질 가면 무조건 축구유학?
입력 2014-06-17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