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도선교회 대표 박원희(49) 목사가 순교자 배형규 목사를 그리워하며 쓴 책 ‘내 친구, 배형규’(우리가만드는책)를 출간했다. 1984년 한양대 캠퍼스에서 만난 두 사람은 2007년 7월 배 목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순교하기 전까지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어려움을 함께 나누며 지내온 단짝이다. 박 목사는 친구가 보고 싶을 때마다 틈틈이 글을 썼다.
16일 서울 동작구 낙도선교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 목사는 “나는 형규가 아프간에서 순교했기에 순교자라고 부르는 게 아니라 형규의 삶 속에 주의 십자가 영광이 있기에 그를 순교자라고 부른다”며 “형규는 나에게 늘 살아 있는 친구”라고 고백했다.
박 목사는 친구를 떠올릴 때마다 마지막으로 나눴던 통화 내용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형규야 잘 지내? 이번 주에 만날까?” “이번 주에 나 아프가니스탄 단기선교 가.” “거기 위험한 곳 아니야? 왜 그런 곳에 가?” “목사가 위험한 곳에 가야지. 그럼 어디로 가?” “그렇네….” “오늘 만날까? 얼굴이나 볼까?” “아니, 돌아오면 만나지 뭐.” “응, 안녕. 샬롬!” 배 목사는 언제나 대화를 끝내면 ‘샬롬’이라고 인사했다.
박 목사는 “친구를 보면서 예수를 믿는다는 게 어떤 모습인지를 배웠다”고 책에 썼다. 모태신앙인 배 목사는 매 학기 캠퍼스와 민족 복음화를 위해 기도했다. 전도 시간표를 세웠다. 기숙사 2층 침대가 불편하다는 걸 알고 자신이 먼저 2층을 선택해 후배들에게 편안한 잠자리를 양보했다. 군복무 시절에 걸린 피부병으로 고통 받으면서도 월급을 모아 후배 병사를 섬겼다. 학비를 벌기 위해 독서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쪽잠을 자면서도 어려운 학생을 챙겼다. 아픈 몸으로 선교 활동을 지속했다. 이슬람을 특히 사랑하고 걱정했다. 그리고 그 땅에서 하나님의 품에 안겼다.
노희경 기자
순교한 배형규 목사와 애틋한 추억
입력 2014-06-18 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