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61일째… 현장서 땀흘리던 봉사활동 이제 마음의 상처 치유 주력한다

입력 2014-06-16 02:47
한국교회연합봉사단원들이 지난 4월 말 진도 팽목항에 설치한 기독교 봉사 부스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현지 자원봉사자들을 위한 음식과 생필품 등을 준비하고 있다.국민일보DB

세월호 참사 발생 2개월이 지나면서 피해자들을 돌보기 위한 한국교회의 중장기 사역이 구체화되고 있다. 초기에는 사고현장 중심의 긴급구호 활동이 중심이었지만 최근에는 심리치료 및 상담 등 전문적 지원활동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국제 이재민지원기구 이스라에이드(IsraAID)는 15일 오후 경기도 안산빛나교회에서 안산시기독교연합회(안기련·회장 유재명 목사) 및 굿피플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의 심리치료 지원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이들 단체는 오는 19일부터 이스라에이드 관계자를 초청해 안산지역 교회 목회자와 사모를 대상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예방과 치료’를 주제로 워크숍을 연다.

목요일마다 하루 6시간씩 10주 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향후 희생자와 실종자가 출석했던 교회를 방문해 집단 트라우마 치료도 펼친다. 오는 8월 말 가수 김장훈씨와 아이돌 가수 등이 참여하는 힐링 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안기련은 지난달 26일 안산지역 47개 교회 네트워크인 ㈔미래안산을 출범하고 세월호 피해자들을 위한 성금 및 지원 업무를 일원화했다.

‘세월호 참사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위원회(한국교회위·위원장 김삼환 목사)’는 ‘돌봄 캠페인’에 돌입했다. 한국교회위 관계자는 “2016년 5월까지 사회 복지사나 상담사로 구성된 전문가 그룹을 참사 피해자와 가족, 친지 등의 가정에 파견할 예정”이라며 “이를 위해 전국의 목회자와 평신도, 신학생 등을 ‘돌보미’로 양육하고 피해자 가정에 상담 치료 및 재정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도와 안산 등 현장에서의 교계 봉사 활동은 사고 이튿날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진도실내체육관 입구와 팽목항에는 실종자 가족들과 선박 수색에 참여하는 잠수사들, 119구급대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기독교 봉사 부스’가 61일째 운영 중이다. 예장 통합과 합동, 기성 등 진도교회연합회(진교연) 소속 5개 주요 교단 회원 교회 목회자 및 성도들이 매일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순번제로 부스를 지키고 있다.

지난 4월29일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공식분향소 앞에서도 교계의 봉사 부스를 볼 수 있다. 안기련 회원 교단 봉사자들이 조문객들에 대한 안내와 피해자 가족들을 위한 기도회를 담당하고 있다.

지난 2개월간 이어진 교계의 섬김 사역은 지역 교회의 연합사역에도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진교연 직전 회장 조원식(진도 신진교회) 목사는 “총 16개 교단 100곳이 넘는 진도 교회들이 한마음으로 섬김 사역을 펼치면서 연합사역의 힘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번 참사를 계기로 지역 교회별로 재난 구호에 효과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사야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