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작품·공정 거래로 미술시장 선도할 것”

입력 2014-06-16 02:32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가 김환기의 1950년대 초기작 ‘정물’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17일 대표 취임 후 처음 여는 경매에 이 작품을 비롯해 183점을 출품한다.

국내 최대의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에 이옥경(53) 대표이사 겸 부회장이 지난 9일 취임했다. 이 대표는 가나아트와 서울옥션을 설립한 이호재 회장의 9남매 중 막내로, 2001년부터 이 회장에 이어 가나아트를 이끌어 왔다. 서울옥션은 이 대표 취임 후 17일 처음 열리는 여름경매에 김환기의 1950년대 초기작 ‘정물’(시작가 5억2000만원)을 비롯해 183점을 출품한다.

15일 서울 종로구 평창길 서울옥션 경매장에서 만난 이 대표는 “20년 동안 갤러리를 운영한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고객의 수요에 맞추고, 미술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안목과 능력을 가진 경매회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검증된 작품, 공정한 거래, 고객이 중심이 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국내 및 해외 영업을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94년 이 회장의 권유로 가나아트에 합류하면서 미술계와 인연을 맺은 이 대표는 “당시에는 미술이 무엇인지, 전시는 어떻게 하는지 잘 몰라 오빠에게 많이 배웠다”고 털어놨다. “이번에 중책을 맡은 것은 이 회장의 의중이 100% 반영된 것으로, 침체된 경매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숙제를 나에게 부여한 것 같다”며 “다양한 경매를 통해 그림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성 특유의 친화력과 신뢰감이 강점으로 꼽힌다. 작가 및 컬렉터와의 폭넓은 대인관계로 기획력과 마케팅에 실력을 발휘했다. 각계 저명인사들을 대상으로 10년가량 진행해온 미술아카데미는 이 대표가 구축한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다. 서울역 앞 옛 대우빌딩 외벽을 세계에서 가장 큰(100×78m) ‘미디어 캔버스’로 만들고, 현대백화점과 미스터피자 등 기업과의 아트 콜라보레이션(협업)을 적극 추진해 왔다.

이 대표는 “앞으로 기획경매, 중저가 경매, 포럼, 기업과의 공동마케팅, 새로운 예술 이벤트 등 하고 싶은 일이 많다”며 “최근 돌아가신 김흥수 화백의 작품이 미술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는데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요즘 잘나가는 팝 아티스트 마리킴 등 젊은 작가 발굴에 힘쓰고, 지금은 아스라한 추억이 되고 있는 LP판 등 이색경매도 추진할 작정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