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 초반부터 유례를 찾기 힘든 골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브라질월드컵 3일째인 15일(한국시간)까지 조별리그 8경기가 끝난 상황에서 모두 28골이 쏟아졌다. 경기당으로 환산하면 3.50골로 이는 월드컵이 거듭될수록 골 가뭄이 이어지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비교적 골이 많이 나온 월드컵으로 기억되는 1994 미국월드컵에서는 경기당 2.71골(52경기 141골)이 터졌다. 조별리그로만 한정했을 경우에는 36경기에서 93골이 터져 경기당 2.58골을 기록했다.
1998 프랑스월드컵의 경기당 골은 2.67골(64경기 171골)로 미국월드컵보다 낮아졌다. 이후 2002 한일월드컵(2.52골·64경기 161골), 2006 독일월드컵(2.30골·64경기 147골), 2010 남아공월드컵(2.27골·64경기 145골)을 거치면서 공격보다 수비에 방점이 찍혔다.
하지만 브라질월드컵에서는 A조의 멕시코-카메룬전(멕시코가 1대 0으로 승리)을 제외하면 모두 3골 이상씩 터지고 있다. 특히 직전 월드컵 결승전에서 단 한 골만 나왔던 스페인-네덜란드전에서 모두 6골이 쏟아진 것도 이번 월드컵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골잡이들의 높은 골 결정력과 공인구인 브라주카의 성능 향상과 관계 깊은 것으로 분석된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기대를 모았던 네이마르(2골·브라질), 로빈 판 페르시(2골·네덜란드), 아르연 로번(2골·네덜란드)이 첫 경기를 통해 멀티골을 기록 중이다. 앞으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등 특급 골잡이가 대기 중이어서 화끈한 골잔치가 기대된다.
브라주카의 안정성이 높아진 것도 골이 많이 터지는 원인으로 꼽힌다. 브라주카는 공을 감싸는 조각 수를 6개까지 줄여 남아공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보다 구(球) 형태에 근접한 축구공으로 평가 받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또 브라주카 조각 위에 있는 미세한 돌기가 공이 날아가는 속도를 높이고 궤적을 곧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NASA 테스트 결과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평균 슈팅 스피드(약 시속 80∼89㎞)에서 공 주변 공기 변화가 현저히 줄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브라질월드컵] 경기당 3.5골… 초반부터 유례 없는 골 폭풍 왜?
입력 2014-06-16 02:49 수정 2014-06-16 1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