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봉! 월드컵] 전차군단 vs 슈퍼스타 ‘지옥의 조’ 살아남기 혈투

입력 2014-06-16 02:44

조직력을 앞세운 전차군단이냐, 슈퍼스타의 포르투갈이냐.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G조는 죽음의 조를 넘어 ‘지옥의 조’로 꼽힌다. 어느 팀 하나 만만한 팀이 없다. 영원한 우승후보 독일을 비롯해, 미국, 가나 모두 대륙별 예선을 압도적으로 통과했다. 포르투갈도 러시아에 승점 1점차로 뒤져 조 2위를 기록했을 뿐 유럽에서 다크호스로 꼽히는 팀 중 하나다. 17일 오전 1시(한국시간) 열리는 독일과 포르투갈의 경기는 G조 경기 중에서도 가장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기 승리팀은 지옥의 조에서 사실상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지만, 패배하는 팀은 가나, 미국과의 2연전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에 올라있는 독일은 우승후보 ‘0’ 순위답게 이번 월드컵에서도 막강 전력을 자랑한다. 특히 독일의 에이스 메수트 외질을 비롯해 마리오 괴체,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이끄는 미드필더 진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독일이 유럽 예선에서 최다 골을 터뜨릴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들 미드필더들의 창조적인 패스와 공간 창출 능력, 위력적인 중거리 슈팅 때문이었다. 여기에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득점왕과 신인왕에 뽑힌 토마스 뮐러가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월드컵 최다 골에 도전하는 백전노장 미로슬라프 클로제도 건재하다. 수비에선 필립 람과 제롬 보아텡을 중심으로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맞서는 포르투갈은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중심으로 1966 잉글랜드월드컵 3위의 영광을 재현하려 한다. 호날두는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역대 UEFA 신기록인 17골을 넣으며 소속팀을 우승으로 이끌 만큼 물오른 기량을 뽐내고 있다. 시즌 막판 무릎 부상으로 월드컵을 위한 훈련을 많이 소화하진 못했지만 호날두의 폭발적인 드리블과 파괴력 넘치는 슈팅은 독일에도 가장 큰 위험요소다. 요하임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이 일찌감치 호날두를 막을 전술을 세워둘 정도다. 하지만 포르투갈엔 호날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페페, 파비우 코엔트랑, 브루누 알베스 등 걸출한 수비수들은 물론 주앙 무티뉴, 엘데르 포스티가 등 공격에도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두 팀은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은 적이 있다. 2006 독일월드컵 3·4위전이었다. 당시 2골을 기록한 슈바인슈타이거의 활약 속에 독일이 3대 1로 포르투갈을 이겼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이후 ‘포르투갈 킬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가장 최근 대결인 2012 유럽축구선수권에서도 독일은 마리오 고메즈의 헤딩골로 포르투갈을 1대 0으로 눌렀다. 역대전적도 9승5무3패로 독일이 우세하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