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정면돌파 기류에 與 지도부도 ‘文 구하기’

여권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카드를 고수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야권의 공세에 더 이상 밀릴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도 감지된다.

청와대는 문 후보자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 명의의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요청서를 16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당초 13일 오후 국회에 보낼 계획이었으나 늦춰졌다. 문 후보자가 공직 경험이 없어 재산과 납세, 병역 등 인사청문요청서에 첨부할 서류를 준비하는 데 비교적 긴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강행 방침이 굳어진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 이전에 문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교회 강연과 관련한 보도 이후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은 유감"이라며 한발 물러섰던 문 후보자가 법정 대응 방침을 밝힌 것도 청와대와의 교감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다.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주요당직자회의를 열고 1시간10분짜리 문 후보자의 교회 강연 동영상을 직접 상영하며 총력 방어에 나섰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지만 본인의 소명을 신중하게 듣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사무총장은 "전체 동영상을 보면 기독교인으로서 전혀 문제될 게 없는 발언인데 일부 언론이 악의적으로 짜깁기 보도해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며 "청문회를 통해 본인이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영상을 본 의원들은 문 후보자에 대한 강한 옹호성 발언을 쏟아냈다. 전하진 의원은 "나라를 굉장히 사랑하는 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고, 김동완 의원은 "동영상을 보니 국가관이 분명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진태 의원은 한수진의 'SBS 전망대' 인터뷰에서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낸 초선의원들을 맹비난했다. 그는 "동영상은 보지 않고 언론에 쪼가리 나온 것을 보고 부화뇌동하는 것은 문제"라며 "이 '웰빙신사'들은 조금만 여론이 불리해지면 꼬리를 내리고 도망치기 바쁘다"고 했다.

그러나 문 후보자를 둘러싼 당내 반발 기류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한 초선의원은 "문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는 게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의 짐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