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팀’의 가장 큰 장점으로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꼽힌다. 당정협의를 주도하는 것은 물론 청와대와의 소통 문제도 원활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향후 경제정책이 정치논리를 앞세워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산적한 현안들=우리 경제는 만성적인 내수 침체에 빠져 있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마저 겹치면서 소비부진이 심해지고 있다. 단기적으로 위축된 내수 심리를 북돋우는 게 최우선 과제로 꼽히는 이유다. 투자 활성화 역시 현 정부 들어 강조하고 있지만 기대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 1분기 설비투자는 전 분기 대비 1.9% 감소했다.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을 위협하는 원화 강세 현상도 막아야 한다. 올 들어 원화 가치는 3.7% 상승했다. 주요 17개국 중 상승률이 가장 높다.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데 이어 수출마저 무너지면 성장 동력이 사라진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로 주춤하고 있는 공공기관 정상화와 규제개혁 어젠다도 되살려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전 경제팀이 대과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경제를 되살릴 탄탄한 발판을 마련해 놓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최경환호’ 색깔은=최경환호 색깔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최근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란이다.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추경예산 편성 전망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달 원내 대책회의에서 “정부는 예비비를 동원하거나 만약 돈이 모자라면 추경예산 편성을 해서라도 취약지역에 대한 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최 후보자가 “국가재정법상 추경 여건이 안 된다”는 관료들의 고정인식을 벗어나는 마인드를 가진 셈이다.
그는 원내대표 시절에도 현오석 경제팀에 쓴소리를 많이 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과거에 비해 완전히 달라졌지만 경제팀은 여전히 과거에 갇혀 있다”며 틀에 박힌 정책, 전례만 답습하는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 후보자가 어려운 재정과 세제상 형평성 등 여러 가지 요건을 고려하다 고만고만한 정책을 내놓았던 전임 경제팀과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날 당정협의에서 기재부가 형평성 차원에서 2주택자 전세 과세를 밀어붙이려 했지만 유예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새로운 경제팀이 침체된 소비와 부동산 시장을 살리려면 과감한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현 경제팀은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 부진을 막으려고 몇 가지 ‘미니 대책’을 발표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성장 쪽에 가까운 후보자의 정책 성향을 고려하면 추경은 아니더라도 공격적인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최 후보자는 이날 경제부총리에 내정된 직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살려서 국민행복의 관점에서 국민 모두가 잘사는 그런 경제를 만들자는 것이 박근혜정부의 기조가 아니겠느냐”면서 “그런 관점에서 전반적인 정책기조를 재점검해 고칠 것은 고치겠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정치인의 목소리가 큰 경제팀이 지나치게 포퓰리즘적인 정책에 치중할 것이라는 염려도 있다.
◇위스콘신 학맥으로 뭉친 경제팀=최 후보자와 안종범 경제수석은 모두 친박 핵심 인사다. 또 두 사람은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1987년부터 1991년까지 함께 수학하고 나란히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출신 지역도 경북으로 같은 데다 위스콘신 동문이라는 인연도 있어 두 사람의 친분이 두텁다. 전임과 달리 새 경제팀이 당·정·청 관계에서 호흡이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후보자는 현재 위스콘신대 한국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등 위스콘신대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각에서 유임이 결정돼 2기 경제팀에 합류하게 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위스콘신대에서 법학박사를 받았다. 이 밖에도 김재홍 산업부 1차관, 정연만 환경부 차관, 정현옥 고용부 차관 등도 위스콘신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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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6-14 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