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한국시간) 개막한 2014 브라질월드컵은 첫 골이 자책골인 대회로 역사에 남게 됐다. 브라질의 마르셀루는 전반 11분 자책골을 기록해 월드컵 84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첫 골을 자책골로 기록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월드컵에서 자책골은 패배로 이어지는 빌미가 되거나 불행한 사건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월드컵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자책골은 1994 미국월드컵에서 나왔다. 콜롬비아의 수비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A조 두 번째 상대인 미국과의 경기 중 자책골을 넣으며 팀이 1대 2로 패하는 원인을 제공했다. 콜롬비아는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대 0으로 승리했지만 1승 2패로 조 4위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에스코바르는 귀국 후 괴한으로부터 12발의 총을 맞고 숨졌다.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에스코바르를 살해한 괴한은 총을 쏘며 “골, 골”을 외쳤다고 한다.
한 경기에서 두 개의 자책골이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한국과 한조에 속했던 미국과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자책골을 주고받은 끝에 미국이 3대 2로 승리했다. 자책골을 넣은 후 속죄의 의미로 골을 넣은 경우도 있었다. 네덜란드의 에르니 브란츠는 1978 아르헨티나월드컵 2라운드 이탈리아전에서 전반 18분 자책골을 기록했으나 후반 5분 만회골을 넣었다.
한국도 뼈아픈 자책골의 역사를 갖고 있다. 1986 멕시코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조광래가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자책골을 기록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는 박주영이 전반 17분 첫 골을 자책골로 기록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브라질월드컵] 아! 대회 첫 골이 자책골이라니… 월드컵 자책골의 역사
입력 2014-06-14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