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도피 도운 ‘신엄마’ 자수-兄 체포… 유씨·장남 도주 경로 추궁

입력 2014-06-14 02:48
경찰이 13일 경기도 안성 금수원 주변 38번 국도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검거하기 위해 차량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은 지방청에 150명으로 구성된 유 전 회장 검거 전담팀을 전국 경찰서 2035명으로 확대했다. 연합뉴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친형인 병일씨(가운데)가 13일 경기도 안성 금수원 인근 도로에서 검거돼 인천지검으로 압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 지원을 총괄해온 것으로 알려진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 ‘신엄마’(신명희·64)가 13일 검찰에 자수했다.

신씨는 정오쯤 변호인을 통해 수원지검 강력부에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오후 1시28분쯤 수원지검에 자진 출석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수원지검으로부터 신씨를 넘겨받아 유 전 회장 도피에 관여한 경위, 유 전 회장과 장남 대균(44)씨의 도주경로 및 소재 등을 추궁하고 있다. 신씨는 ‘김엄마’로 불리는 김명숙(59·여)씨와 함께 금수원 내에서 도피자금 모금, 은신처 마련, 도피조 인력 배치, 검·경 동향파악 등 유 전 회장 도피와 관련한 모든 일을 구원파 신도들에게 지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씨의 딸인 30대 박모씨가 모친의 지시를 받아 유씨의 장남 대균씨와 동행하며 도피를 돕고 있는 정황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의 친형 유병일(75)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병일씨는 오전 11시쯤 부인이 운전하는 승용차에 동승해 금수원으로 가던 중 안성시 금광면 오흥리 모산마을 입구에서 검문검색하던 경찰에 붙잡혔다. 유씨는 금수원 대표를 지냈으며 세월호의 선사 청해진해운으로부터 매달 고문료 명목으로 250만원가량을 받아왔다. 검찰은 유씨를 상대로 고문료를 받은 경위와 유 전 회장의 횡령 등 각종 경영 비리 공모 여부, 유 전 회장의 행방 등을 추궁한 후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시민들의 신고를 기대하고 있는 검찰은 전날 ‘왼손 중지 손가락 끝이 휘어져 있다’고 밝힌 유 전 회장의 신체적 특징을 이날 “왼손이 아닌 오른손”이라고 정정했다. 또 유 전 회장의 키가 165㎝로 알려져 있지만 160㎝ 정도로 약간 작을 수 있으며, 왼손 두 번째와 네 번째 손가락 일부가 절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각 지방청에 150명 규모로 설치된 검거전담팀을 전국 경찰서 2305명 규모로 확대했다. 안전행정부는 임시반상회를 열어 유 전 회장 수배 전단이 포함된 반상회보를 특별 제작해 배포했다.

인천·수원=정창교 정수익 기자 sag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