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역사인식 논란이 가열되면서 야당은 하루 종일 들끓었다. 문 후보자 개인을 넘어 청와대 인사 시스템 전체를 성토했다. 급기야 ‘아베 총리의 수첩인사’란 비유까지 나왔다. “위안부 사과는 필요 없다”는 문 후보자의 발언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과거사 왜곡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심한 듯 “일본 극우파가 문 후보자 지명을 환영한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시중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이 아니라 아베 총리의 수첩에서 인사를 했다’는 농담이 나돈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수첩인사를 고집한다면 집권 이후 반복되는 인사 참사가 무한 반복될 것”이라며 문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한길 공동대표 역시 “5000만 국민 중 문 후보자만큼 반민족적·반역사적·반국가적·반헌법적·반통일적·반복지적 사고를 한꺼번에 가진 사람을 찾아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이런 사람을 총리 카드로 내민 박 대통령의 발상에 분노한다”고까지 했다. 김 대표는 전날 문 후보자 사퇴 촉구 성명을 낸 새누리당 초선 의원들을 향해 “그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고도 했다.
독립운동가 이화영 선생 후손인 같은 당 이종걸 의원은 오전 MBC 라디오와 YTN 라디오에 연이어 출연, “문 후보자는 아베 총리 같은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문 후보자의 2011년 교회 강연을 거론하며 “(동영상에서 봤듯) 너무 많은 말을 명백하고 분명하게 했다. 윤치호의 말을 인용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가세했다.
외조부가 독립운동가인 우원식 최고위원은 더 나아가 “대통령의 인식이 문 후보자와 같은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문 후보자는 이미 박근혜정권에 부담이 되는 존재가 돼 버렸다”고 진단했다. 금태섭 대변인은 “문 후보자의 발언을 일본 총리 후보자나 각료 후보자가 했다면 정부와 여당은 벌써 규탄 성명을 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안철수 “朴, 아베 수첩 보고 인사했나”-김한길 “대통령 발상에 분노한다”
입력 2014-06-14 0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