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뒷談] 1년 내내 교체설 시달린 玄 부총리, 개각 발표날에도 묵묵히 일정 소화

입력 2014-06-14 02:29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개각이 단행된 13일에도 묵묵히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현 부총리는 오전 7시30분 경제5단체장과 간담회를 갖고 침체된 내수와 소비 회복을 위해 기업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했다. 이어 오후에는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했다(사진). 그러나 당초 현 부총리가 참석하려 했던 임대차시장선진화방안 관련 당정협의는 이석준 기재부 2차관이 대신 참석했다.

현 부총리는 한 달여 전부터 교체설이 돌았지만 옆에서 지켜보기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이번 주 초에는 개각 발표일이 다가왔음에도 다음주 현장방문 계획을 세우는 등 평소와 다름없이 타이트한 일정을 잡아놓기까지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책임감이 강한 분인 만큼 개각 전후에도 별다른 언급 없이 자신의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셨다”고 말했다.

무색무취하다는 비판도 많았지만 현 부총리는 1년4개월의 재임기간 동안 4%대에 가까운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 등 무난하게 우리 경제를 이끌어 왔다는 평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때 소비자 책임 전가 발언 등 여러 차례 위기가 많았지만 불사조처럼 경질 위기를 넘겼다. 정부 관계자는 “‘현 부총리 교체될 듯’이란 제목의 기사는 지난 1년간 수백 번도 더 본 것 같다”고 말했다.

60대 중반임에도 자정 넘어서까지 세종시에서 기자단과 저녁자리를 갖고 서울에서 아침 조찬모임을 하는 등 ‘강철 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자신의 후임으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내정됐지만 현 부총리는 공식적인 이임식 전까지 경제관계장관회의 등 회의체를 주재하면서 기존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