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5년 동안 붙잡혀 있던 ‘미군포로’ 보 버그달(28) 육군병장이 우여곡절 끝에 고국 땅으로 돌아왔다. 영웅 대접을 받는 게 마땅해 보이지만 탈영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어서 그의 귀국으로 미국 내 논란은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버그달 병장이 13일 오전(현지시간)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브루크 육군병원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버그달은 지난달 31일 탈레반으로부터 석방된 후 독일의 미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커비 대변인은 “독일에서 정밀 건강진단과 치료를 받은 만큼 여기서는 석방에 따른 정신적인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며 “수주 또는 그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버그달은 석방 이후 부모도 대면하지 못했다.
버그달은 독일에서 인터넷, 텔레비전 등 미디어 접촉이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으로 인해 촉발된 여러 가지 논란을 인지하지 못했거나 자세히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탈영 의혹이 계속 커지고 있어 조사는 불가피해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전날 리사 노바크 미 해안경비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버그달 병장이 2006년 해안경비대에 입대해 훈련 중 26일 만에 쫓겨났다”고 보도했다. 자세한 제대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 버그달의 탈영 의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와 함께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돼 있던 탈레반 지도자 5명과 맞교환할 정도로 버그달 석방 협상이 타당했는지를 두고도 정치권 공방이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은 “오바마 행정부는 관타나모 수감자를 이송하려면 30일 전에 의회에 통보하도록 한 국방수권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하고 있는 반면 오바마 행정부는 “석방 협상을 조용히 효과적이고 빠르게 진행했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버그달은 2009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 지역에서 실종돼 5년간 탈레반의 포로로 붙잡혀 있다 지난달 31일 포로 맞교환 협상을 통해 석방됐다. 그가 탈영했다는 동료 병사들의 증언 등으로 논란이 확산돼왔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탈영 의혹’ 버그달 병장, 찜찜한 귀향
입력 2014-06-14 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