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부모 상대 시험문제 장사까지 하는 교사들

입력 2014-06-14 02:23
서울의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학부모에게 돈을 받고 시험문제를 유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더욱이 연루된 교사와 학부모가 여러 명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교내에 문제 유출에 대한 소문이 파다했음에도 학교 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해당 학교장은 물론 재단, 감독관청 등에 대한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직 교사에 의한 시험문제 유출 사건은 우리 공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엄중한 사안이다. 가뜩이나 학교 교육의 붕괴가 자주 거론되는 마당에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교육계는 물론 우리 사회 각 부문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이 같은 사건은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된 우리 교육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과정은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결과만을 좇는 세태와도 무관하지 않다. 돈벌이를 위해서라면 변칙과 불법을 저질러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사회 분위기도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윤리와 양심이 교육 현장에서도 사라졌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 같은 사건이 재발되지 않게 하려면 무엇보다 교사들의 뼈를 깎는 성찰이 전제돼야 한다. 비록 교권이 많이 추락됐다고 하지만 교사는 여전히 존경받는 직업이다. 미래의 주인공을 가르치는 막중한 책무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직업인으로서의 윤리의식 회복에 더욱 적극적으로 힘써야 하는 까닭이다. 경찰이 학교를 압수수색하고 교사들을 조사하면서 학교가 뒤숭숭하다고 한다. 경찰은 철저히 수사하되 사건과 무관한 절대 다수의 학생과 선의의 교사들이 엉뚱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