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봉! 월드컵] 축구 종가 VS 아주리 군단… 패배땐 16강 ‘치명상’

입력 2014-06-14 02:37

축구 종가의 자존심이냐, 5번째 우승을 노리는 아주리 군단이냐.

2014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D조는 ‘죽음의 조’로 꼽힌다. 월드컵 4회 우승에 빛나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 2회 우승국 우루과이가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이들 세 나라는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3강에 비하면 약체지만 만만치 않은 전력을 가진 코스타리카도 충분히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

15일 오전 7시(한국시간) 열리는 잉글랜드와 이탈리아 경기는 D조에서 16강 진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승리하는 팀은 죽음의 조를 탈출할 발판을 먼저 놓는다는 점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FIFA 랭킹 9위 이탈리아는 유럽의 최다 월드컵 우승국이지만 ‘1위 아니면 초반 탈락’의 널뛰기 성적을 기록해 왔다. 2002 한일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에 지며 초반에 짐을 쌌지만 4년 뒤 2006 독일월드컵에서는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2010 남아공월드컵에선 조별리그에서 2무1패로 탈락하는 역대 최악의 수모를 겪었다.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이탈리아의 전력은 D조 가운데 16강 진출이 가장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빗장 수비’에 공격력을 얹었기 때문이다. 지안루이지 부폰, 안드레아 피를로, 안드레아 바르찰리, 다니엘레 데 로시 등 베테랑들이 여전히 기량을 뽐내는 가운데 마리오 발로텔리, 스테판 엘 샤라위 등 신예들이 무섭게 성장했다. 특히 ‘악동’ 발로텔리는 빠른 발을 앞세운 드리블과 날카로운 침투 패스는 물론 무시무시한 슈팅력으로 이탈리아의 공격을 이끌 전망이다.

이탈리아는 1933년 이후 잉글랜드와 치른 24차례 경기에서 9승7무8패로 근소하게 앞설 뿐이다. 하지만 1980년 이후 치른 11경기에서는 7승2무2패로 압도적으로 강세여서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잉글랜드는 축구 종가이지만 월드컵 우승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1966년 자국에서 개최된 대회가 유일하다. 영국축구협회가 잉글랜드,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4개로 쪼개진 탓에 진정한 ‘영국 올스타’를 구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 D조에서도 이탈리아와 우루과이보다 16강 진출 확률이 다소 낮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월드컵을 앞둔 평가전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해 자국 언론의 호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잉글랜드에는 웨인 루니, 대니 웰벡, 대니얼 스터리지, 스티븐 제라드 등 세계적 스타들이 즐비하다. 루니와 웰벡이 이끄는 최전방과 제라드를 중심으로 한 중원도 안정적이다. 여기에 잭 월셔 등 수비진도 탄탄하고 라힘 스털링, 애덤 랄라나 등 젊은 선수들도 급성장해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다. 압박수비를 펼치는 이탈리아를 상대로 패스 길목을 차단하면서 빠른 역습을 전개하면 잉글랜드에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특히 올 시즌 프리미리어리그에서 부진했던 루니가 부활한다면 잉글랜드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