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몇 가지 있습니다. 카리스마, 무표정, 신중….
언뜻 보면 홍 감독은 독재자적인 인상을 풍깁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감독인 자신의 지위를 내세워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는 법이 없습니다. 김태영 수석코치, 김봉수 골키퍼 코치, 박건하 코치, 이케다 세이고(일본) 피지컬 코치 등과 마라톤 회의를 거쳐 결론을 도출해 내죠. 길게는 2009년 20세 이하 월드컵부터 함께한 이들은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합니다.
코치들은 훈련 스케줄과 상대팀 전력 분석, 선수들의 고민 상담, 체력 관리 등 업무를 나눠 홍 감독을 보좌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 6명의 코치가 저마다 독특한 캐릭터가 있다는 겁니다. 대표팀을 한 가족이라 본다면 홍 감독은 아버지, 김태영 코치는 어머니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분위기 메이커인 김태영 코치는 대표팀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고 선수들도 살뜰히 챙깁니다. 김 코치는 홍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합니다. 훈련 땐 전공 분야를 살려 수비를 지도합니다. 홍 감독은 예전부터 이런 김 코치에게 많이 의존해 왔습니다.
성격이 서글서글한 박 코치는 삼촌 같습니다. 선수들의 고충을 잘 들어 주고 해결책도 제시하죠. 공격수 출신인 박 코치는 훈련 땐 공격 부문을 책임집니다. 연습경기 때 공격 인원이 부족하면 선수들과 함께 뛰며 왕년의 실력을 발휘하기도 합니다.
김봉수 코치는 큰삼촌 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골키퍼인 정성룡, 김승규, 이범영의 훈련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이번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선 핸드볼 공보다 작은 스킬볼(Skill Ball)을 활용한 훈련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홍명보호의 체력을 관리하고 있는 이케다 코치는 큰아버지에 가깝습니다. 이케다 코치는 선수들이 완벽한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부상을 당하면 함께 눈물을 흘리며 위로하는 이케다 코치에게 많이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합류한 안톤 두 샤트니에(네덜란드) 전력분석 코치와 데니스 이와무라(브라질) 전력 분석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들은 한국의 브라질월드컵 조별예선 상대국들의 전력을 꼼꼼하게 분석해 홍 감독의 전술 운용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홍명보호의 다국적 드림팀이 2012 런던올림픽 때처럼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도 환상의 호흡으로 세계가 깜짝 놀랄 큰일을 내길 기대해 봅니다.
쿠이아바=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브라질월드컵] 홍명보 감독 보좌 코치진 한국 네덜란드 브라질 일본… ‘다국적 드림팀’
입력 2014-06-16 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