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홍명보호 과제는…“자신감 회복하고 수비 조직력 갖춰야”

입력 2014-06-14 02:42
박주영과 기성용, 손흥민(왼쪽부터)이 13일(한국시간) 베이스캠프인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의 페드로 바소 경기장에서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호’의 가나전 0대 4 대패는 많은 것을 시사했다. 먼저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직 온전한 전력을 갖추지 못했음을 드러냈다. 또한 한국축구가 세계의 강호들이 출전하는 월드컵 무대에서 기대한 성적을 내기 어렵다는 사실을 일깨웠다. 홍명보호가 코앞에 닥친 월드컵 본선에서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자신감부터 회복하라=지난 10일 가나전에서 홍명보호의 수비 조직력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선수들의 패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에서 연마한 공격 전술은 실종됐다.

홍명보호가 단기간에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팀 분위기를 추스르고 흐트러진 전술을 가다듬어야 한다. 세계적 명장들은 전술보다 팀 분위기를 더 중시한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경우 외부 세력과 싸우면서까지 팀 분위기를 유지하려 애썼다. 그 역할을 대표팀의 리더가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엔 구심점 역할을 할 강력한 리더가 없다. 결국 홍 감독이 나설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은 우선 선수들의 자신감부터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가나전에서 참패한 뒤 홍 감독은 회복훈련 전 미팅을 가져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았다. 훈련 후에도 선수들뿐만 아니라 지원 스태프까지 모아 박수를 치게 했다. 현재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홍 감독은 13일(한국시간)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의 페드로 바소 경기장에서 가진 훈련 후 “가나전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는데 우리 스스로가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고 극복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별히 지금 시점에서 뭔가를 준비하는 것보다는 떨어진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다시 정비하는 수비 조직력=선수들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수비 조직력이다. 가나전 전반에 내준 실점은 선수 개인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어이없이 골을 먹은 대표팀은 와르르 무너졌다. 수비수 출신의 홍 감독은 2012 런던올림픽에선 탄탄한 수비로 동메달을 따냈다.

홍 감독은 전술훈련에서 ‘수비 조직력’을 다시 강조했다. 홍 감독은 타이트한 수비 그물망을 형성해 러시아의 역습을 사전에 차단하는 훈련에 집중했다. 대표팀의 날개 공격수 손흥민은 훈련 뒤 취재진과 만나 “감독님이 수비진의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강조했다”며 “무엇보다 월드컵에서는 골을 안 먹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선수들에게 재차 상기시켰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가나전에서 부실한 골 결정력을 보였다.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활약하는 손흥민 외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친 공격수가 없었다. 이제 더 이상 손흥민 박주영 이청용 등의 개인기에 의한 득점만 기대할 수는 없다. 측면 침투와 세트피스 전략의 완성도를 높이면 단기간에 득점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대표팀은 14∼15일 이틀간 비공개 훈련을 할 예정이다. 비공개 훈련의 목적은 당연히 러시아와의 조별예선 첫 경기(18일 오전 7시)를 잡기 위한 비법을 찾는 것이다. ‘유로스포츠’ 독일판은 브라질에서 스타 탄생을 꿈꾸는 선수 20명을 추린 화보 형식의 기사에서 기성용을 16번째로 거론했다. 유로스포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 중 한 명”이라며 “한국의 키플레이어로 모든 공격은 이 선수를 통해 이뤄진다”고 평가했다.

포스두이구아수=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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