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박 대통령과 신뢰 중요” 김무성 “할 말 할 사람 나 밖에…”

입력 2014-06-13 04:00 수정 2014-06-13 04:07
새누리당 7·14전당대회 당권 도전을 선언한 서청원 의원(왼쪽)과 김무성 의원이 1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러시아과학원의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 정치학박사 학위 수여식’에 참석해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당권 경쟁에 뛰어든 서청원·김무성 의원이 12일 본격적인 세 몰이에 나섰다. 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에 힘을 준 반면 김 의원은 대통령을 향해 ‘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차별화에 나섰다.

서 의원은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당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열고 “공자 말씀에 ‘무신불립’이라는 게 있다. 신뢰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뜻”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도 국민이 신뢰를 보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 정치를 책임지고 이끌어 가야 할 사람은 당 대표고, 대표가 모든 책임을 지고 노력해야 한다”며 “청와대도 앞으로는 당에 무게를 실어줘야 하고 가장 밑바닥에서 소통하는 이야기를 청와대나 정부가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선 “종교 집회에서 한 말인데 청문회는 한번 열어봐야 한다”며 “지금 새누리당 일부 초선의원들도 사퇴하라고 하는데, 첫 단추부터 잘못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문 후보자에 대해 “일단 본인이 해명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원칙론을 주장하며 조금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한 방송 인터뷰에서 “워딩 자체만 놓고 보면 다소 문제 있는 발언이지만 종교집회라는 특수 상황에서 있었던 발언”이라며 “청문회에 가기 전에 이 부분에 대해 본인이 해명할 기회를 주고 명확히 밝힐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에게 할 말을 할 사람은 김무성밖에 없다는 말이 회자된다”며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해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하는데 그것을 못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기춘 비서실장도 그에 대한 책임을 지되 태도를 바꾸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에 대해선 “나이로 보나 경력으로 보나, 지난 선거에서 세운 공으로 보나 내가 (대표를) 하는 게 순리”라고 했다. 이재오 의원이 서 의원 토론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서도 “그런 이벤트를 벌이지 않았을 뿐이지, 나도 충분히 연출할 수 있다”고 각을 세웠다.

두 의원의 세 불리기 경쟁도 불붙었다. 서 의원 캠프에선 이범래 전 의원이 총괄본부장을, 김해수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이 상황실장을 맡는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최측근인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조정실장과 안대희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동서인 이영수 KMDC 회장도 합류했다.

김 의원 캠프에는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권오을 전 의원이 본부장으로 뛴다.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았던 안형환 전 의원은 캠프 비서실장 겸 메시지팀장으로 합류했다. 정몽준 전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측 인사들도 지원에 나섰다.

서·김 의원은 앞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러시아과학원 산하 극동문제연구원의 김영삼(YS)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 수여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옛 ‘상도동계’ 동지에서 당권 경쟁자로 마주 선 이후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해 반갑게 인사를 나눴으나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