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고기 사랑’이 날로 깊어지면서 글로벌 식품회사들의 덩치도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전했다.
미국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는 최근 소시지·핫도그업체 힐샤이어 브랜드를 77억 달러(7조84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식육업계 인수·합병(M&A) 사례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중국 돈육가공업체 WH그룹은 지난해 미국 돈육회사 스미스필드푸드를 47억 달러에 사들여 세계 최대 돈육기업으로 부상했다. 브라질의 쇠고기 가공회사 JBS도 최근 10년간 닭고기 업체인 필그림스 프라이드와 세라 브라질 인수 등 굵직한 M&A를 여럿 성사시키며 몸집을 키웠다.
이처럼 육가공회사들이 대형화하는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육류·유제품 수요가 급증하는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에선 소득이 많아진 소비자들이 더 많은 고기와 유제품을 찾고 있다. 미국에선 많은 소비자들이 건강에 나쁘다는 이유로 탄수화물(빵·시리얼)을 멀리하는 대신 동물성 단백질(고기·달걀·요거트) 섭취를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육가공업계뿐 아니라 축산·낙농업 종사자와 가축사료용 곡물을 생산하는 농민들도 신바람이 났다.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양돈업을 크게 하는 척 위츠는 “지금 시점에서 ‘단백질 비즈니스’는 매우 좋은 사업”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식습관이 바뀐 것이 축산업에 큰 이득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육류 소비 증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1991년 73파운드(33㎏)였던 1인당 연평균 육류 소비량이 2030년에는 99파운드(45㎏)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구의 육가공 기업들은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농산물 가공·판매기업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는 지난해 호주 곡물업체 그레인코프를 인수하려다 실패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세계인 고기·유제품·달걀 사랑에… 덩치 키우는 글로벌 식품회사
입력 2014-06-13 0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