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靑 인사검증 부실… ‘궁지’ 몰리는 김기춘 실장

입력 2014-06-13 02:33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과 김기춘 비서실장에 대한 비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 실장이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청와대 개편을 단행하면서도 김 실장에게 흔들림 없는 신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인사검증에서 연달아 중대 ‘미스’를 범한 것이 드러난 만큼 향후 김 실장 입지가 한층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행보에 따라 그의 거취도 다시 영향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의 부실한 인사검증 시스템은 계속 도마에 올랐다. 결정적 위기는 지난달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가 전관예우 논란 끝에 자진사퇴할 때였다. 박 대통령의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부실한 인사검증으로 미뤄졌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그런데 또다시 문 후보자의 과거행보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김 실장이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공직자로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역사관과 국정철학을 보여준 문 후보자의 과거 칼럼·발언을 검증 단계에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은 김 실장이 꾸리는 인사위원회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야권의 집중 공세에도 청와대 3기 참모진 개편을 통해 김 실장을 국정의 키(key)를 잡고 나서야 할 인사로 다시 신임했다. 그러나 국민적 비판 여론이 계속될 경우 박 대통령의 선택은 바뀔 여지가 충분하다.

청와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길 꺼리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상황을 파악하고 있고, 여론의 추이를 보고 있다”고만 설명할 뿐 인사검증과 관련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