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2일 개편을 단행한 ‘제3기 청와대 참모진’의 특징은 친정(親政)체제 강화로 요약된다.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부터 자신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친박(친박근혜)’ 정치인들을 기용함으로써 국정운영 주도권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야당의 집중 공격을 받아온 김기춘 비서실장을 유임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친정체제, 전문성 강화=이번 개편의 핵심은 단연 핵심 측근 정치인 임명이다. 박 대통령은 수년 전부터 인연을 맺고 신뢰를 가졌던 정치인들을 참모진으로 영입하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지속돼온 위기 정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12년 대선에서 자신을 도왔던 인물을 가급적 주변에 데려다 쓰지 않았던 박 대통령 인사 스타일의 변화라는 점도 주목된다.
최초의 여성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임명된 조윤선 수석은 박 대통령이 6·4지방선거를 거치면서 꺼내든 회심의 카드다. 친박계이면서 여야 의원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맺어온 조 수석을 기용함으로써 야당과의 소통에도 더 힘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정무수석에 정통 외교관 출신을 기용하는 파격을 선보였지만 그다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 수석의 친화력, 뛰어난 정무감각을 통해 정부와 국회의 원활한 소통에 한층 힘쓰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최측근 인사인 새누리당 안종범 의원을 경제수석에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 수석은 2012년 대선 공약을 총괄할 만큼 박 대통령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았다. 사실 그는 그동안 여권에서 꾸준히 청와대 수석 또는 입각설이 흘러나왔다. 그만큼 박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꿰뚫고 있어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김영한 민정수석, 송광용 교육문화수석은 일단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로 풀이된다. 특히 교육행정 전문가인 송 수석 기용은 6·4지방선거에서 대거 당선된 진보 교육감들과의 정책조율 필요성 때문이다.
◇3기 참모진은 TK 대거 약진=3기 청와대 참모진에선 그동안 소외돼온 '대구·경북(TK)' 출신 인사들이 약진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9명 중 TK 인사는 윤두현 홍보수석(경북 경산)에 김영한 수석(경북 의성), 안종범 수석(대구)까지 3명으로 늘어났다. 1기 참모진에선 TK 출신이 한 명에 불과했고, 2기에선 아무도 없었다.
서울 출신은 조 수석과 유임된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2명이다. 그동안 편중 인사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부산·경남(PK)' 출신은 최원영 고용복지수석(경남 창녕) 한 명만 남게 됐다. 충청권 인사는 기존 유민봉 국정기획수석(대전)에 이어 송광용 수석(충남 보령) 2명으로 늘었다. 강원도 출신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원주)이 남았다.
대학별로는 서울대 출신이 가장 많다. 유임된 윤창번 수석과 조 수석, 송 수석, 주 수석 4명이다. 이어 성균관대(안 수석, 유 수석) 2명, 경북대(윤두현 수석, 최 수석) 2명이다. 연세대 출신은 김영한 수석 한 명이다.
친정체제 강화에 따라 수석 9명 중 새누리당과 18대 대통령직인수위 출신은 4명이 포진하게 됐다. 대형 법무법인을 거친 인사도 4명이다. 대신 관료 출신은 6명에서 3명으로 줄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청와대 인적 쇄신] ‘親朴 정치인’ 곁에 두고 정국 정면돌파 의지
입력 2014-06-13 0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