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영업 사원으로 출발해 자동차부품 수출업체를 운영할 때만 하더라도 전명기(56·사진)씨는 자신이 실업자 신세로 전락할지 꿈에도 몰랐다. 그러나 전씨는 구리광산 사업에 손을 댔다가 철저히 실패하면서 창업 19년 만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는 3년 동안 실업자 생활을 하며 “해외영업 경력만 가지고는 재기할 수 없겠다는 생각과 함께 나만의 기술을 하나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한국폴리텍대학 남인천캠퍼스에서 운영하는 디스플레이 인쇄 직종의 베이비부머 훈련과정에 참가했다.
3개월 과정이었지만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실습 위주로 교육했다. 전씨의 아내를 포함한 훈련 동기 22명 중 11명이 수료와 동시에 지역 중소기업에 인쇄기술자로 취업했다.
전씨의 지도교수인 정명식 교수는 해외영업 경력을 가진 전씨가 해외취업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정 교수는 전씨를 미얀마 인쇄업체에 소개했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이 업체는 정 교수가 해마다 두 차례씩 기술 지도를 위해 방문했던 곳이다.
전씨는 해외영업 경력과 영어 구사 능력, 스크린인쇄 실무 능력을 인정받아 미얀마 양곤 공장의 생산관리 총책임자로 취업이 확정돼 지난달 출국했다. 연봉은 10만 달러(약 1억175만원)로 판매실적에 따른 증감 옵션이 붙긴 했지만 파격적인 조건이었다.
전씨는 12일 “그동안 쌓아온 경력에 기술을 보탰더니 안정적인 미래가 보장됐다”며 “앞으로 폴리텍 동문들이 이곳에서 파트너로 일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올해 1300명의 베이비부머 과정 수료생 배출을 목표로 전기·보일러설비·기계·건축인테리어 등 과정을 개설했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실직 베이비부머의 성공기… 전명기씨 한국폴리텍대학 교육훈련 받고 해외 취업
입력 2014-06-13 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