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봉! 월드컵] 무적함대 VS 오렌지 군단 ‘2010결승 리턴매치’

입력 2014-06-13 02:12 수정 2014-06-13 16:44

챔피언의 귀환이냐, 패자의 역습이냐.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스페인이 첫 경기부터 난적을 만났다. 스페인은 14일 새벽 4시(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전 대회 준우승팀 네덜란드와 2014 브라질월드컵 B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갖는다. 직전 월드컵 결승전 상대가 다음 대회 같은 조에 포함된 것은 월드컵 사상 처음이다.

두 팀은 4년 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 맞붙었다. 연장 접전 끝에 스페인이 1대 0으로 승리했다. 두 팀은 전·후반 90분을 뛰고도 승부를 못내 연장전에 들어갔으나 네덜란드의 욘 헤이팅아가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떠난 후 수적 열세에 몰린 네덜란드가 무릎을 꿇었다.

리턴매치를 갖는 스페인은 ‘무적함대’ 주역들이 대부분 건재하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사비 에르난데스·세스크 파브레가스(이상 FC 바르셀로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 등 ‘티키타카’를 완성시킨 정상급 미드필더들이 2연패를 노린다. 골문은 우승 주역이자 주장인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가 지킨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이끈 디에고 코스타가 브라질 대신 스페인 국적을 택한 것도 공격에 힘을 더했다. 스페인에 첫 우승컵을 선물한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의 지휘력 역시 그대로다. 다만 대표팀을 떠난 중앙수비수 카를레스 푸욜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2연패를 향한 숙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면면도 화려하다.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르연 로번(바이에른 뮌헨), 베슬리 스네이더(갈라타사라이), 예레마인 렌스(디나모 키예프), 클라스 얀 훈텔라르(샬케04) 등이 전력의 핵이다. 스페인과의 결승전에서 결정적 찬스를 놓쳤던 아르연 로번을 비롯해 베슬리 스네이더, 로빈 판 페르시의 3각 편대가 막강 공격력을 자랑한다. 지역 예선에서 9승1무로 통과하는 동안 34골(5실점)을 몰아넣는 화력을 선보였다. 지난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신임 감독으로 임명된 루이스 판 할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두 팀은 칠레, 호주 등 만만히 볼 수 없는 팀들과 한 조에 속해 16강 진출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16강 진출 시 조 2위로 통과하게 되면 A조 1위가 유력한 개최국 브라질과 마주칠 수 있어 첫 경기를 이겨놓는 것이 유리하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