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말 배추가 한 포기에 1만원을 돌파했다. 강원도 지역에 여름철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배춧속이 썩는 피해를 입었고 수확기엔 비가 자주 내려 작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추는 잎이 여러 겹으로 겹쳐져 둥글게 속이 여무는 시기인 결구기에 15∼18도를 유지해야 잘 자랄 수 있다. 이런 생육 특성 탓에 여름철엔 강원도 고랭지 지역을 빼고는 거의 배추를 재배하지 않는다. 고랭지배추 주산지에 돌림병이 들거나 기상 여건이 좋지 않으면 곧장 배추값 폭등으로 이어진다. 고랭지배추는 8∼9월 가락시장 공급 물량의 95% 이상을 차지한다. 주산지가 집중돼 기상이변에 취약한 반면 조직적인 수급조절에는 유리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2일 반복되는 고랭지배추 수급 불안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농가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강원도와 함께 자율적 수급조절협의체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광역 출하조직을 통해 연합판매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생산자와 유통인이 참여해 꾸려진 강원연합사업단을 통해 마케팅 창구를 일원화할 방침이다. 참여 농가들이 재배면적을 신고하면 연합사업단이 재배면적을 조절하고 순별 출하계획을 짜게 된다. 가격의 등락에 따라 출하를 늦추거나 당길 수 있는 출하조절 시설을 운영하고 대형마트와 김치공장 등 판매처를 다각화한다.
정부는 2017년까지 고랭지배추 평년생산량(18만1000t)의 50% 정도를 수급조절협의체와 연합사업단을 통해 유통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작황이 좋으면 가격이 폭락해 생산자가 피해를 보고 기상 여건이 나쁠 경우 가격이 폭등해 소비자가 골탕을 먹는 악순환을 끊겠다는 의지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정부, 고랭지 배추 ‘창구 단일화’ 추진
입력 2014-06-13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