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후보자 “사과는 무슨, 설명 다 했다”

입력 2014-06-13 02:55
일제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해 역사인식 파문을 불러일으킨 문창극 차기 총리 후보자가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정식 사과를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문 후보자는 12일 총리실을 통해 배포한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강연은 종교인으로서 교회 안에서 한 것이어서 일반인의 정사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점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강연의 특정 부분만 부각돼 전체 취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강의는 우리 민족사에 점철된 시련과 이를 극복한 민족의 저력을 주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사의 숱한 시련이야말로 우리나라를 부강하게 만들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었음을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자는 2011년 6월 15일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에서 행한 강연을 통해 일제의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을 하나님의 뜻이라는 취지로 발언했다. 또 “일본이 이웃나라가 된 것은 지정학적 축복”이라고 발언한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불거졌다.

그는 중앙일보 주필 시절 보수 성향을 뚜렷하게 드러낸 일부 칼럼에 대해선 “이 글들은 언론인 출신의 자유기고가로서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총리로 인준된다면 공직자로서 균형 있고 공정하게 국정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런 의지와 방향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부연했다.

그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자택 앞에서 출근하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논란이 되는 발언에 대해 사과할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을 받고 “사과는 무슨…. 사과할 게 있나”라고 답했다. 또 “홍보실(총리실 공보관실)을 통해 다 설명했다. 그러니까 그걸 그대로, 그것 이상 내가 할 얘기를 아끼겠다”고도 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