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상도동계’ 동지에서 당권 경쟁자로 마주 선 새누리당 서청원, 김무성 의원이 전당대회 출마 선언 이후 처음으로 자리를 함께했다. 두 의원은 1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러시아과학원 산하 극동문제연구원의 김영삼(YS)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 수여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행사에는 와병중인 김 전 대통령을 대신해 차남 현철씨가 참석하고, 옛 상도동계 모임인 민주동지회 회원 다수도 함께했다.
두 사람은 모두 김 전 대통령 밑에서 정계에 입문했으며, 이후 박근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그러나 18대 국회 당시 세종시 문제를 놓고 김 의원이 박 대통령과 멀어지면서 서로 갈라졌다. 서 의원은 계속 ‘친박(친박근혜) 맏형’으로, 김 의원은 친박 진영에서 떨어져나와 ‘비주류 좌장’이 된 것이다.
특히 이번 전당대회 당권 도전을 나란히 선언한 이후로는 양강 구도를 형성, 당을 사실상 양분하다시피하며 팽팽한 세 대결을 벌이고 있다.
두 정치 거물은 일제 식민지배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한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온도차를 보이는 반응을 드러냈다. 서 의원은 KBS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영광, 고난 모든 것을 하나님에게 귀납시키는 게 신앙 간증 아니겠느냐”면서 “좀 시간을 주고 청문회에서 따져보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김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퓨처라이프 포럼’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변명할 수 없는 일이고 다소 문제 있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다른 문제를 둘러싼 신경전도 계속 이어갔다. 서 의원은 “대통령과 신뢰를 오래 쌓은 사람들이 당과 국민의 입장을 잘 전달하고 여야 관계를 복원할 수 있다”며 ‘책임대표론’을 제기했다. 이에 김 의원은 “제도나 규정이 잘못돼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니다.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비토의 뜻을 담은 미묘한 반응을 내놨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어제의 상도동 동지’ 다시 뭉쳤는데…
입력 2014-06-13 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