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그대)’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오는 즉시 최대 6억 명이 동시 접속, 시청했더라고요. 인터넷이 가능한 모든 중국인이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한·중 문화교류를 위해 중국 정부가 주도해 양국에 배포하는 월간지 ‘금교(金橋)’의 한국지사 이덕현(45) 이사는 지난 11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에 북상한 한류의 현장 분위기부터 전했다.
‘금교’는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아 2002년 발간을 시작했다. 현재 산둥성 주관으로 주향세계잡지사를 통해 중국과 한국의 항공기, 선박 등에 주로 비치된다. 그는 한국 지사의 총 책임자를 맡고 있다.
그는 최근 한국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긴 하지만 중국 현지 TV를 통해 방송되는 ‘메인 루트’를 뚫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방송과 영화 부문 등에서 자문화 보호 정책을 펴기 때문이다.
전체의 75%가 중국산이고 나머지 25%를 두고 미국, 영국, 일본 등이 모두 달려들다 보니 국산 드라마가 그대로 수입돼 방영될 확률은 1년에 고작 3∼5편정도 라는 것. 인기가 아무리 좋아도 ‘수출’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현재 시작단계에 있는 ‘한·중 공동제작’ 형태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을 통한 ‘별그대’ 돌풍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사건이었다. 이 이사는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콘텐츠를 보는 것까지 장벽을 둘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한국 콘텐츠의 인기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 4대 동영상 사이트들과 국내 3대 기획사 등은 콘텐츠 제휴 협약을 맺고 다양한 영상을 중국 내에 선보이고 있다. 예컨대 JYP 엔터테인먼트의 신인 아이돌 그룹 ‘갓세븐(GOT 7)’이 출연하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아이갓세븐’은 케이블 채널 SBS MTV와 중국 동영상 사이트 토도우에서 동시 방영되고 있다. 제작비를 토도우가 지원했다.
이 이사는 최근엔 중국에서 한국 엔터테인먼트의 시스템 부문에 관심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스타를 발굴하고 키워내 노래와 춤, 연기까지 모두 해내는 만능 엔터테이너들이 많다는 것이 그 이유다. 그는 가수 비(본명 정지훈·32)의 예를 들었다.
“비처럼 노래와 연기, 춤까지 되는 엔터테이너를 찾고 있어요. 우리가 스타 발굴과 제작의 노하우를 적극 알리면서 우리 콘텐츠로 현지화를 해 나가는 것이 중국 정책에 맞춰 볼 때 가장 좋은 방향인 것 같아요. 시스템과 아이디어는 하루아침에 따라올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한류 열풍에 거품도 지적했다. 그는 “중국에 진출한 가수들이 2만∼3만 석의 공연장을 쉽게 채울 수 있을 것 알지만 유료 관객으로 그 공간을 채울 가수는 현재 5팀도 채 안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내 엔터테인먼트사가 내수 시장에선 대부분 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의 공격적인 협업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별그대’ 인기를 이어가려면 일단 시장 자체를 크게 그려야 합니다. 이제 부산이나 상해나 다를 바가 없어요. 하나의 콘텐츠를 만들 때부터 아시아권 전역을 생각하고 제작하면 질도 좋아지겠죠. 동반자 관계가 돼야 우리의 콘텐츠 노하우도 계속 발전할 거고 대륙도 이를 계속 소비하게 될 겁니다.
글·사진=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중국 TV시장 대신 동영상 공략해야”
입력 2014-06-13 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