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슬로건 보면 그 나라 축구 흐름 보인다

입력 2014-06-13 02:09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의 응원 슬로건을 보면 각국의 이미지와 축구 문화를 떠올릴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나라별로 3개의 슬로건을 받은 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문구를 공식 슬로건으로 확정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해 ‘멈추지 않는 대한민국(Never-ending Korea)’, ‘승리 그 이상을 향해(Over the victory)’, ‘즐겨라 대한민국(Enjoy it, Reds!)’을 제출했고 팬 투표 결과 ‘즐겨라 대한민국’으로 확정됐다.

‘즐겨라 대한민국’은 2010 남아공월드컵 ‘승리의 함성, 하나 된 대한민국’에 비해 성적이나 국가에 대한 강조가 덜하다. 과거에 비해 경기 성적보다 경기 자체에 방점을 찍고 있다. 같은 H조에 속한 국가들의 슬로건은 한국보다 투지를 강조하고 있다.

H조 최강으로 꼽히는 벨기에는 ‘불가능을 기대하라(Expect the impossible)’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첫 경기 상대인 러시아는 ‘누구도 우리를 잡을 수 없다(No one can catch us)’를, 알제리는 ‘브라질의 사막 전사들(Desert warriors in Brazil)’을 슬로건으로 정했다.

슬로건을 통해 성적에 대한 열망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경우도 많다. 개최국 브라질은 ‘준비해라 6번째 (우승이) 다가온다(Brace yourselves! The 6th is coming)’로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남아공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스페인의 경우 ‘우리 심장 속 챔피언의 열정(Inside our hearts, the passion of a champion)’을 슬로건으로 정해 직전 챔피언으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각 국가의 이미지를 형상화해 투지를 다지는 슬로건도 다수를 차지한다. 숙적 일본은 ‘사무라이여 싸울 때가 왔다(Samurai, the time has come to fight)’를 내걸었고, 카메룬은 ‘사자는 사자로 남는다(Lion remains a lion)’로 정해 국가 이미지와 결부시켰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