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축구 스타들의 각축장인 월드컵은 어떤 선수에겐 마지막 무대다. 장강의 뒷물결에 밀려난 앞 물결처럼 무심한 세월이 그들을 밀어내는 것이다. 대부분 30대 중반의 ‘백전노장’인 이들은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자신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기 위해 벼르고 있다.
독일의 골잡이 미로슬라프 클로제(36·라치오)는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역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2002 한일월드컵(독일 2위), 2006 독일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이상 독일 3위)에서 모두 14골을 넣었다. 2골만 더 넣으면 브라질 골잡이 호나우두(15골·은퇴)를 제치고 월드컵 통산 최다골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
클로제는 “이번 대회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마지막 대회가 될 것”이라며 “개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 그것이 내가 가장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의 중원을 이끄는 프랭크 램퍼드(36·첼시)와 스티븐 제라드(34·리버풀)도 마지막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자신의 명예와 축구 종가의 자존심을 걸고 잉글랜드 중원을 누빌 태세가 됐다.
‘패스의 정석’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피를로(35·유벤투스)도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피를로는 “나는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은퇴하겠다고 계속 생각했다. 이탈리아의 다음 세대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우루과이의 백전노장 디에고 포를란(35)도 마지막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A매치 108회 출장으로 우루과이 대표팀 최다 출전 기록을 보유한 포를란은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5골, 1도움으로 맹활약해 대회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월드컵 4위 국가에서 골든볼 수상자를 배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공격수 디디에 드록바(36·코트디부아르)도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36·유벤투스)과 이케르 카시야스(33·레알 마드리드)도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부폰은 독일월드컵, 카시야스는 남아공월드컵에서 조국의 우승을 견인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브라질월드컵] 그라운드의 백전노장들 마지막 불꽃 태운다… 2014 월드컵 ‘지는 별’
입력 2014-06-13 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