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이구아수에 울려퍼진 “오∼필승 코리아!”

입력 2014-06-13 03:07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12일(한국시간) 브라질 포스두이구아수의 페드로 바소 경기장에서 열린 첫 공식 훈련에 앞서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국제축구연맹은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는 팀이 첫 경기 전에 한차례 이상 공개 훈련을 갖도록 했다. 연합뉴스
홍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모아 향후 훈련 일정과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명보호’가 마침내 결전의 땅 브라질에 입성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2014 브라질월드컵 베이스캠프가 마련된 브라질 파라나주의 포스두이구아수에 도착했다. 미국에서 가진 가나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0대 4로 대패한 태극전사들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직후 전용 버스를 타고 숙소인 버번 카타라타스 컨벤션 리조트에 도착하고 나서야 그들의 표정은 한결 풀렸다. 열렬한 격려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바모스(Vamos·‘가라’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필승 코리아!”

대표팀이 탄 버스가 버번 리조트 정문을 들어서자 2시간 전부터 기다리던 교민과 이구아수 주민 100여명은 태극기를 흔들며 목이 터져라 구호를 외쳤다. 이구아수 주둔 브라질 육군 군악대 30여명은 애국가를 연주하며 분위기를 더 뜨겁게 달궜다.

가장 먼저 버스에서 내린 홍 감독은 한복을 차려입은 3명의 어린이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고는 쑥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선수단이 교민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때에는 몇몇 아주머니 팬들이 홍 감독 옆에 서려고 신경전을 벌여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대표팀 환영식은 브라질 이구아수 한인회와 파라과이 한인회가 함께 준비했다. 이구아수에는 한국 교민이 불과 100명 남짓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인근지역 파라과이 교민까지 대표팀 응원에 힘을 보탰다고 한다.

환영 행사를 진두지휘한 박영일(68) 이구아수 한인회 대표는 “대표팀 경비를 맡은 군·경이 안전 문제로 이번 호텔 앞 응원을 반대해 설득하느라 힘들었다”며 “우리의 뜨거운 마음이 선수들에게 꼭 전해져서 좋은 성적을 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명보호는 전용 훈련장인 페드로 바소 경기장으로 이동해 한 시간 동안 공개 훈련을 가졌다. 태극전사들이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교민 100여명을 포함한 600여명의 관중이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외치며 환호성을 보냈다. 이구아수 시민들도 브라질 국기와 태극기가 한 면씩 인쇄된 소형 국기를 흔들며 분위기를 띄웠다. 현지 방송사 등 외신 기자 20여명도 한국 취재진과 함께 그라운드 밖에서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홍명보호가 러시아전을 앞두고 실질적으로 훈련에 매진할 수 있는 기간은 5일에 불과하다.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 달성을 목표로 삼은 대표팀은 이 기간동안 수비 조직력 불안, 부진한 골 결정력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는 것이다.

첫 훈련은 회복과 패스워크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선수들은 곧바로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의 지도 아래 신체 컨디션 회복을 겸한 코어 트레이닝에 돌입했다. 팔을 벌리고 허리를 숙인 채 한 다리로만 몸을 지탱하는 등 몸 중심 근육을 강화하는 훈련이다.

코어 트레이닝 훈련이 끝나자 선수들은 삼각형 형태로 벌려 서서 20여분간 패스를 주고받았다. 이어 3개조로 흩어져 공 빼앗기 훈련을 소화했다. 공을 소유한 조의 선수들은 동료와 짧은 패스를 주고받다가 다른 조원들의 압박이 들어오면 반대편에 있는 선수에게 공을 넘기는 식이었다.

홍 감독은 훈련 중간에 선수들을 불러 모아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평소 홍 감독은 훈련 중 공을 차는 경우가 거의 없다. 김태영 코치는 수시로 소리를 지르며 선수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포스두이구아수=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