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책-정원일기] 작은 화분이면 족하다… 소담하게 쓴 그림 에세이

입력 2014-06-13 03:25

봄이면 분홍 진달래, 연노랑 히어리, 하얀 미선나무 꽃에 그윽한 향의 매화까지 어우러진다. 여름이면 짙푸른 녹음과 함께 갖가지 꽃들이 다채로운 모습을 자아낸다. 쑥부쟁이, 해국, 구절초, 산국 등 가을꽃들은 소박하며 쓸쓸하다. 겨울엔 소나무를 제외하곤 제대로 잎이 달린 나무가 없다. 아마추어 정원사이자 퇴직한 미술교사인 지은이가 1년간 정원을 가꾸며 꽃들과 보낸 시간을 소박한 글과 화사한 그림으로 기록해 종이 위에 또 다른 정원을 만들었다. 가로 판형의 책을 눈으로 따라 가다보면 꽃 사이를 산책하는 듯하다. 정원사가 되는데 “너른 마당은 필요 없다. 작은 화분 하나에 바람과 햇빛 그리고 약간의 물이면 충분”하다는 게 저자의 말이다.

서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