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영상보다 더 생생한 지구촌 갈등현장 고발

입력 2014-06-13 02:14

조 사코는 만화로 현실을 기록하는 ‘코믹 저널리즘’의 선구자다. 이 책은 그가 세계 곳곳을 다니며 그린 6편의 단편을 묶은 책이다.

팔레스타인에서도 가장 갈등이 극심한 헤브론 지역과 가자지구, 헤이그의 전쟁 범죄 재판정, 코카서스의 체첸 전쟁, 이라크의 미군부대 막사, 인도의 불가촉천민 달리트 마을 등이다. 그 깊이는 활자로 쓴 신문기사보다 더 심층적이고, 그 생생함은 뉴스영상보다 더 크다. 각 단편마다 사코가 후기를 썼고, 책 말미에는 한국판을 위한 별도 인터뷰까지 더해 소장가치를 높였다.

아프리카 이민자 문제를 다룬 몰타편에서는, 불법이민자들의 애처로운 사연만이 아니라 낯선 이방인들에게 시달리는 주민들의 처지까지 전달한다. 그는 자신을 새로운 형태의 저널리즘을 개척하는 사람으로 자처하면서 서문에서 “권력자들의 발언은 진실과 비교하기 위해 보도해야지, 진실을 흐리기 위해 보도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또 “불리한 입장에 처한 사람들이 언제나 훌륭히 처신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목격했다”고 썼다. 이승선 김종원 정원식 허은선 최재봉 송용창 등 6명의 기자들이 각각 옮겼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