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총리 후보자 검증] 행정경험 없어 관피아 척결 미지수… 野 “책임총리 의지없는 얼굴 마담”

입력 2014-06-12 17:18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행정 경험이 전무한 데다 책임총리에 대한 소신도 없고, 신문기자 시절 극보수 성향을 드러낸 점이 여론의 검증대에 올랐다.

야당은 문 후보자를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 및 사회 통합에 부적절한 인사로 판단한다. 차기 총리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는 뭐니뭐니해도 관피아 척결이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안대희 전 후보자는 전관예우 논란으로 낙마했다. 문 후보자 스스로는 관피아 논란에서 일단 비켜서 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문 후보자에게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행정 경험이 없어 관피아 척결 및 정부 개조 적임자라는 논리는 양날의 검과 같다. 관료사회를 모르면서 시도하는 개혁은 '셀프개혁'만큼이나 현실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문 후보자가 책임총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얼굴마담 또는 바지 총리를 앞세우고 나라를 내 뜻대로 끌고 나가겠다는 뜻이 숨어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문 후보자가 극보수로 평가되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극단적 보수 성향을 가진 문 후보자에게서 관피아 척결 의지와 진정한 국민통합 노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문 후보자가 야당의 성역인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격하게 비난한 점도 발목을 잡고 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죽음으로 범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혹은 '상스럽다'고까지 했다. 사경을 헤매는 김 전 대통령에게는 '햇볕정책 실패를 선언하라'고 했다. 김대중평화센터와 노무현재단은 공동 성명을 통해 "전직 대통령 서거를 힐난하고 유언조차 조롱한 비상식적 인사가 어떻게 사회 통합을 이끌 수 있는가"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문 후보자가 1993년 서울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것도 논란이다. 그는 1990∼93년 워싱턴 특파원을 지냈는데 박사학위 취득 시기가 겹친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