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자격 미달 당원 쫓아낸다

입력 2014-06-12 03:29

중국 공산당이 앞으로 당원 관리를 엄격하게 해 자격 미달인 경우 당원 자격을 뺏기로 했다. 이를 통해 당원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확대일로를 걸어온 당원 수에 처음으로 제동을 건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한 번 공산당원이 되면 온갖 특혜를 누리면서 거의 평생 당원으로 지내는 상황이 계속돼 왔다. 당 중앙조직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공산당원은 8512만7000명에 달한다. 당 기층조직도 420만개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당 중앙판공청이 24년 만에 개정된 '중국공산당 당원 발전을 위한 업무 세칙(세칙)'을 최근 발표했다고 11일 보도했다. 공산당 중앙조직부는 1990년 당원 발전 업무 세칙을 발표한 바 있다.

중앙판공청은 이에 맞춰 각 부문에 내려보낸 '통지'를 통해 "형세 임무의 발전과 변화에 따라 기존 세칙은 업무에 완전히 적용하기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통지는 "개정 세칙은 18차 당 대회와 18기 3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 및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일련의 연설에서 밝힌 정신을 구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정 세칙은 처음으로 "당원 총 규모를 통제하고 구조를 최적화하는 동시에 당원의 질을 높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혔다. 세칙은 또 "당원의 적정 규모를 유지하되 기율을 엄격하고 공정하게 하라"고 주문했다.

시 주석은 집권 직후 무분별한 당원 확대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자격이 안 되는 당원들은 걸러내야 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중앙정치국회의는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당원의 적정 규모를 유지하고 당원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불합격한 당원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인민일보는 당 중앙조직부가 그 뒤부터 세칙 개정작업을 해왔다고 전했다.

베이징 정가 소식통은 "중앙정치국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새로운 세칙을 마련했다거나 당 기율의 엄격한 집행을 강조한 부분이 주목된다"며 "비리에 관련된 당원을 쫓아낸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인민일보는 이와 관련한 논평을 통해 "당원들의 질은 생명선"이라면서 "당 조직에 가입하는 것은 정치생명의 시작으로 결코 부정을 저질러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당사연구실의 한 전문가는 "각급 당 조직은 새로운 당원을 받을 때 엄격한 통제를 통해 당원과 조직의 수준을 높임으로써 균형을 맞추라는 의미"라고 이와는 다소 다른 분석을 내놓았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