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당선자가 성공회대에서 고별 강연을 했다. 그는 ‘교육 민주화’를 화두로 혁신학교 등 새로운 민주화 교육 프로젝트를 사회 전반에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당선자는 11일 서울 구로구 연동로 성공회대 피츠버그홀에서 ‘한국의 포스트 민주화, 시민사회, 지식인 역할’을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에서 그는 “태어난 환경은 다 달라도 배우는 교육만큼은 같아야 한다”며 “재능 계발을 방해하고 유능한 재능을 세월호처럼 수장하는 교육 불평등을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가난한 학생들의 잠재적인 능력이 사장되면 사회 전체적으로 유능한 인재가 함께 몰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신을 ‘지식인 조희연’ ‘학술운동가 조희연’으로 소개한 그는 현 교육체제의 문제점 중 하나로 승자와 패자 모두 불행한 무한 경쟁 교육을 꼽았다. 또 과잉 경쟁으로 인해 다른 구성원을 경쟁자로 인식하기 때문에 학교폭력이나 자살 등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조 당선자는 “경쟁을 없앨 수는 없지만 비합리적이고 부도덕한 경쟁으로 만드는 요인을 바로잡아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교육 체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그는 ‘혁신 미래교육’을 꼽았다. 국·영·수 중심의 교육이 아닌 질문이 있는 ‘창의 지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혁신학교의 창의 인성교육이 대학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대학 입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감성과 인성, 지성을 고루 키우는 ‘창의 감성교육’, 열린 세계시민을 길러내는 ‘창의 세계화교육’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조 당선인은 자녀들과의 일화도 소개하며 “아들이 둘인데, 애들이 부모보다 더 바쁘다. 사정해서 한 달에 한두 번 아이와의 시간을 겨우 갖는다”며 “학생들이 ‘공백의 시간’을 가져야 창의성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간직했던 꿈도 이야기했다. 조 당선자는 “교육감 선거가 아니었다면 아시아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한 활동을 해보고 싶었다”면서 “마침 긴급조치 보상금이 나왔는데, 일단 꿈으로 남겨둬야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창의적인 세계시민 양성을 목표로 하는 교육 정책을 펼치는 것으로 만족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을 인수위원장으로 하는 서울교육감직 인수위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나를 ‘전교조 좌파 교육감’으로 비판하고 있지만 (보수단체인) 교원단체총연합회에서 초빙한 1명을 인수위원회에 참여시키는 등 나름대로 균형을 이루려 노력했다”며 “30년 동안 비판적 지식인으로 살아온 나를 믿고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환경 달라도 교육만큼은 같아야… 혁신학교 창의 인성교육 확대”
입력 2014-06-12 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