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은 11일 울산광역시 중구 종가로 신청사에서 개청식을 열었다. 지난 5월 이사를 마치고 현재 정상 업무가 진행되고 있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미뤘던 개청식을 이날 진행한 것이다. 이로써 1982년 한국직업훈련관리공단으로 출발해 32년 동안의 서울 공덕동 시대를 접고 울산 시대가 공식 개막됐다.
공단 직원들은 “처음 내려올 때 걱정했던 것보다는 여건이 좋아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KTX 울산역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정도 걸려 서울에서 내려오는 월요일에는 출근이 힘들지만 주중 울산 생활은 지내기에 큰 불편이 없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이거나 중·고교생 자녀를 둔 직원들은 대부분 혼자 울산으로 내려왔다. 중년 남성들은 요리 빨래 다림질 등 가사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털어놨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셋이라는 한 여직원은 이전 초기 며칠 동안 3시간 넘도록 운전해 출퇴근을 했지만 결국 체력이 달려 포기하고 울산에 방을 얻었다고 했다.
정부는 151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울산 등 전국 10곳의 혁신도시로 115개 기관이 옮길 계획이다. 또 17개 기관은 세종시로, 나머지 기관은 혁신도시가 아닌 지방으로 이전한다.
이날까지 이전을 마친 공공기관은 모두 49개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새로 보금자리를 마련한 울산은 에너지산업, 근로복지, 산업안전 기능을 가진 기관들이 들어설 계획이다. 근로복지공단과 노동부 고객상담센터, 안전보건공단이 이미 업무를 시작했다. 한국동서발전, 한국석유공사 등이 올해 말까지 옮길 계획이다.
공공기관 직원들은 서울로부터 이동거리와 이전지역 원도심과의 거리 등 생활 여건을 서로 비교한다. 강원혁신도시(원주)와 충북혁신도시(음성·진천)는 비교적 서울과 거리가 가까운 편이다. 부산·대구·울산혁신도시는 대도시 인근에 입지해 생활 여건이 비교적 낫다. 광주·전남혁신도시(나주), 경북혁신도시(김천)는 상대적으로 서울과 거리가 멀고 원도심과도 제법 떨어져 있어 이전 기관 직원들은 걱정이 많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은 대부분 올 연말까지 이사를 마치고 내년 말에는 모든 기관이 새 둥지에서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이전으로 생활터전을 옮겨야 하는 직원은 모두 4만6000여명이다. 세종시로 옮겼거나 옮길 계획인 공무원(1만여명)보다 4배 이상 많은 인원이다. 정부부처 이전보다 덜 주목받고 있지만 공공기관 직원들도 세종시 이주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주거 교통 의료 등 기본 생활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울산=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산업인력公 울산서 집들이… 공공기관 151곳 중 49곳 이사 마쳐
입력 2014-06-12 02:21